카페베네, 현금흐름 악화 차입금 급증에 '경고음'

커피전문점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점포수 1위를 지키고 있는 카페베네가 심각한 성장통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무구조 여기저기서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매출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5월 공정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신규 출점 제한 조치 등으로 국내 영업확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대안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사업다각화를 추진, 외식업, 제빵업 등에도 진출했지만 성적은 시원치 않다. 그동안 투입된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아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별 수 없이 차입금으로 충당하다보니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가 63%까지 치솟았다.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차입금 규모만 놓고 보면 부실기업수준이다.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져있는 상황이다.

█ 지난해 영업이익 39.9%↓ 영업이익률 반토막, 업계 5위로 추락

카페베네의 지난해 매출액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2108억원으로 전년도 1679억원보다 25.6% 증가, 양호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률 하락폭은 더 심각하다. 지난 2010년 14.6%, 2011년 10.0%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엔 4.8%로 반토막이 났다. 커피전문점 상위 6개사 중 최하위인 커피빈의 3.8%보다 조금 높은 업계 5위로 추락했다.

█ 급격히 악화된 현금흐름 차입금으로 충당, 총자산의 63.0%가 차입금

이 회사의 현금흐름을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2010년까지만도 영업활동을 통해 214억원의 현금을 창출, 유형자산 등에 206억원을 투자하고도 남아 재무활동을 통해 조달한 자금 143억원과 함께 현금성 자산으로 151억원을 회사에 비축하는 선순환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이처럼 빚을 내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영업활동에서 불과 10억원밖에 창출치 못한 상황에서 무려 500억원 넘게 유형자산 등에 투자했다.

부족자금은 카페베네와 블랙스미스 직영점의 신용카드 판매대금 채권 및 예금반환채권, 가맹금 채권 등 매출채권을 담보로 ABS, ABCP 등 자산유동화증권 발행과 차입 등으로 718억원을 조달 충당하고 남은 자금은 현금성 자산으로 회사에 유보해 뒀다.

이처럼 부족자금을 차입금으로 조달하다보니 지난 2010년 말 153억원에 불과하던 차입금은 2011년 391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엔 무려 1126억원으로 급증했다.

부채비율 또한 지난 2010년 284.0%에서 2011년 249.3%로 조금 개선되는가 싶더니  지난해엔 무려 519%로 급증,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 신용평가사 등급 BBB- 로 회사채 등 직접금융 조달 쉽지 않아

만성적 자금부족 상태인 현금흐름, 총자산의 63%에 이른 차입금 수준, 500%대의 부채 비율 등 재무적 리스크와 함께 최악의 상황도래 시 자금 조달 대응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국내 신용평가 전문기관인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4월 카페베네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평가했다. 이는 2011년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어서 지난해 말 재무제표 기준으로 다시 평가한다면 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한기평 이용훈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양호한 브랜드력으로 원활한 가맹점 유치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실적의 가변성, 또한 사업 및 지역 다각화를 위한 투자 등으로 인한 차입금 증가 가능성은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카페베네는 사업보고서에서 "2013년에도 전년도와 동일하게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구축해 나갈 것이며, 미국, 중국, 일본,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에 매장을 추가 오픈하며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따라 올해도 자금 수요는 지속 될 전망이다. 하지만 외상 매출 채권까지 담보로 차입금을 조달한 카페베네가 신규로 자금 조달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담보력이나 신용도 등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증권사 채권 전문가는 “투자적격 등급 중 최하위 레벨인 BBB- 등급으로는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현재의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335억에 사옥 매입, 세무조사 2.3억원 추징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페베네는 지난해 서울 청담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335억원에 김한구 씨로부터 양수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계약금으로 35억원을 지급했고, 올 3월 중도금 65억원, 잔금 235억원은 내년 3월에 지급하는 조건이다. 일반적인 자산 양수‧도 계약의 대금 지급조건 치고는 파격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회사의 현 재무상태로 봤을 때 거액의 사옥매입이 적절한 것인지와 대금 지급 여력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올해 부담해야 할 금액은 65억원으로 큰 부담은 아닐지라도 내년 3월에는 235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10억여원의 영업활동 현금창출 능력으로는 자체적으로 충당하기 벅찬 수준이다. 현재의 현금창출 능력이나 신용등급, 담보력 등을 감안할 때 큰 리스크로 보인다.

이에 대해 카페베네 관계자는 "지적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수치나 계획은 영업비밀상 밝힐수 없으나 회사 역시 현재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경비절감은 물론 임원 급여 반납 등 대책을 시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자 부문 역시 꼭 필요한 곳에 선택과 집중하는 재무 전략으로 전반적인 우려를 점진적으로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는 약 1만5000여개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2006년 1254개에 비해 6년 만에 12배 가까이 급증했다. 커피 매장수의 급격한 증가는 업체 간 경쟁심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그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카페베네가 이제부터라도 무리한 해외진출, 사업다각화 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추가 도약을 위한 체력을 비축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