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기간 성실신고확인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고소득 사업자는 물론 소득탈루를 방치하고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세무대리인들에 대한 처벌수위도 높일 계획이다.
원정희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은 9일 국세청사 기자실에서 열린 종합소득세 신고 브리핑에서 "작년부터 도입된 성실신고확인제로 세무대리인의 책임이 커졌다. 비용처리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이를 (소득탈루) 부추긴 경우 세무대리인 징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세무사법 위반혐의에 따른 징계양형은 기획재정부 내부 심사 기준에 따르는데, 과태료는 물론 위반수위에 따라 3년 이상 자격정지 등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기재부에 부실검증으로 성실신고확인서를 제출한 세무사에 대한 징계를 건의할 수 있다.
그는 "작년 사후검증으로 선정된 300명의 불성실신고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사후검증 대상자를 올해보다 40% 이상 늘리는 등 검증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세금 신고납부 이후 고강도 사후검증을 예고했다.
다음은 원정희 국장과의 일문일답.
□ 작년에 사후검증 통해 선정된 사업자 300명에 대한 정기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나.
=그렇다. 현재 진행하고 있다. 조사국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 이후 사후검증이 더 강화된다는 뜻인가.
=검증을 강화할 예정이다. 사후 검증인원을 작년보다 늘리고, 검증 횟수도 늘릴 것이다.
□ 과표 3억원 초과 38% 소득세율 처음 적용되면 세수는 얼마나 추가되나.
=기획재정부에서 4000억원 정도 추가될 것으로 추정했다.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대상자는 신고 이후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중에 추산모델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드리겠다.
□ 사후검증 대상 1만명으로 늘어나는데, 여기에 작년 검증대상자(7200명)도 포함되나.
=그럴 가능성도 있다. 작년에 불성실하다가 적발된 이후에 올해에도 똑같이 불성실 신고했다면 연속으로 검증대상에 선정될 수도 있다.
□ 사후검증 과정에서 업종별 세원관리모델을 활용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업종별로 어느 분야에 주로 비용이 들어가는지 비율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 여관, 모텔 등 숙박업종을 예를 들면 수도계량기 물 사용량이나 전기사용량 등 업종별로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비용이 거의 정해져 있다. 이를 통해 과도한 비용처리 문제 등은 신속히 적발할 수 있다.
□ 허위신고 적발 시 세무조사까지 이어질 가능성 있나.
=세무조사는 최후의 수단이고, 우선은 철저한 사후검증 통해 세금을 추징하겠다. 탈루규모가 크고 필요하면 세무조사도 할 수 있다.
□ 세무대리인 책임 묻겠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작년부터 도입된 성실신고확인제 문제와 관련된 것이다. 비용을 가공으로 계상하거나 소득조절을 세무대리인이 위법적으로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경비로 쓰지 않았는데 세금계산서를 첨부하거나 직원으로 사용하지 않은 친인척에 인건비 주는 유형들이 많다. 이런 가공경비에 대해 일정 수입규모 이상 사업자는 작년부터 세무대리인이 사전에 확인해서 세금 납부시 확인서를 함께 제출하고 있다.
이런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역으로 소득탈루 등을 부추긴 세무대리인들은 책임이 크기 때문에 징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 징계수위는 어떻게 결정되나?
=탈세를 조장한 행위이기 때문에 징수수위가 좀 높다. 기획재정부에 징계양정규정이 있고, 내부에 징계위원회가 있다. 국세청이 징계를 요청하면 기재부에서 내부 규정에 따라 징계수위를 결정한다. 성실신고확인대상자 대부분은 대사업자 여서 세무대리인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