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쟁이 할머니 저금통 <사진: 양양군청>
욕쟁이 할머니 저금통
강원도 낙산도립공원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서정순 할머니에게 14년째 100여만 원이 든 저금통이 전달돼 화제다. 식당 수익금을 불우 이웃을 위해 쓰는 할머니 소식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익명의 기부자가 매년 보내고 있는 것.
지난 4일 서정순씨는 식당을 찾아온 40대 중반의 남녀 3명으로부터 작은 종이상자 하나를 건네받았다. 서씨는 이들이 14년째 동전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사람들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차라도 한 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러나 세 사람은 손사래를 치며 급히 자리를 떴다.
종이상자 안에는 "건강하시고 좋은 일에 쓰세요"라는 편지와 함께 100만 원이 들어 있었다. 할머니는 이 돈으로 순두부, 두부, 도토리묵 등의 반찬을 준비해 양양지역 독거노인 100여 명에게 전달했다.
서씨에 따르면 돼지저금통 기부는 지난 1999년 5월 즈음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매년 어버이날을 전후해 이어지고 있다.
그는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파산을 하고 84년 속초에 정착했다. 1998년 교동에서 식당을 개업하면서 욕쟁이 할머니로 유명해졌고 자신도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실천했다.
할머니는 "이분들 때문에 봉사활동을 멈출 수 없다. 이름도 모르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보내온 저금통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욕쟁이 할머니 저금통'을 접한 누리꾼들은 "할머니, 기부자 모두 훌륭하네", "부자들이 본받아야 하는데", "욕쟁이 할머니 저금통, 누가 보내는 걸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