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성추행을 했는지의 여부와 중도귀국한 경위 등에 대해 서로의 입장이 갈린채 의혹만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 성추행 여부…"허리 한 차례 툭 쳤을 뿐" VS "엉덩이 움켜 쥐었다" =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인 성추행 여부에 대해 당사자들은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미국 경찰의 현지 신고서에는 윤 전 대변인이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만진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피해 여성도 "(윤 전 대변인이) 허락없이 내 엉덩이를 쥐었다(grabbed)"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상당히 긴 테이블 맞은편에 가이드가 앉았고, 제 오른편에 운전기사가 앉았는데 어떻게 성추행 할수 있겠는가"라며 성추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여자 가이드의 허리를 툭 한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그렇게 말하고 나왔다"며 "돌이켜보면, 제가 미국의 문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또 윤 전 대변인이 여성 인턴을 호텔방으로 불렀는지에 대해서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 언론들은 윤 전 대변인이 여성 인턴을 다음날 새벽 호텔방으로 불렀고 인턴이 도착했을 때 옷을 벗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78명과 청와대 수행원, 워싱턴 주재 한국문화원 직원들이 머물고 있는 가운데 가이드를 제 방으로 불렀겠냐"며 "아침에 노크소리가 들려 청와대 직원이 자료를 갖다 주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문을 열었는데 가이드가 왔길래 '여기 왜왔어, 빨리가' 하고 문을 닫은 것일 뿐 제 방에 그 가이드가 들어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 중도 귀국…"이 수석이 귀국 종용" VS "윤창중 본인이 결정" = 방미 일정중에 윤 전 대변인이 귀국한 배경에 대해서도 서로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남기 홍보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한국으로 돌아가나.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라고 말했지만, 이 수석이 한시반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까 짐을 찾아서 한국으로 가라고 했다"며 "그래서 상관인 이 수석의 지시를 받고 달라스 공항에서 제 카드로 비행기 좌석표를 사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남기 홍보수석은 "윤창중 대변인을 불러 '이런 일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물었다. 100%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귀국하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며 "시간이 워낙 급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으니 청와대 선임행정관, 행정요원들과 상의해서 결정하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선임행정관도 "귀국하라고 종용한 적이 없으며, 귀국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추행 사건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면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어 향후 진실 규명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