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납부가 진행되는 달입니다. 사업자들이라면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아마도 5월일 것입니다. 과세당국에서 보내온 신고안내문을 토대로 세금을 계산해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죠.
신고·납부를 제때 하지 않거나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 철퇴를 맞기 때문에 더 큰 혹을 달기 전에 성실하게 내야할 세금을 내는 것이 절세요, 자신의 재산을 지켜내는 첫 번째 길일 것입니다.
과세당국은 신고·납부대상자들에게 빠짐없이 신고안내문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간혹 개인 사정(?) 때문에 신고안내문을 받지 못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가 낭패를 본 납세자들이 후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풍경도 심심찮게 목격되곤 합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A씨의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납세자의 잘못임은 분명해 보이지만, 세법의 '냉혹함'을 일깨워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 가난한 상인의 절규, "안내문 구경도 못했다" = 아내와 함께 시장에서 5평 남짓한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납세자 A씨. 경기가 좋지 않아 돈벌이도 쉽지 않았지만, 생활비와 아이들의 교육비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매년 5월 A씨는 관할 세무서로부터 종합소득세 신고안내문을 수령, 면세사업자 사업장현황신고서 등을 작성해 제출해 왔고 워낙 벌이가 영세해 부과되는 세금이 없었습니다. 어려운 여건에 세금부담이라도 덜어내니 A씨로서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졌습니다.
어느 날 우편함에 담긴 세무서 소인의 편지 한 통을 열어보니, 세금고지서가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세금의 액수도 액수지만 각종 가산세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던 것입니다.
돌이켜 보니, 전년도(2011년) 종합소득세 신고안내문을 받지 않았고 매년 해오던 사업장현황신고 등을 하지 않은 것이 번쩍 기억이 났습니다. 급한 마음에 A씨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A씨는 "매년 종합소득세 신고안내문을 수령해 사업장현황신고서 등을 작성해 제출해 왔다"고 전제한 뒤 "2011년 종합소득세 신고안내문 또는 전화연락을 받지 못해 세무서의 방침이 변경된 것으로 생각하고 종합소득세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내와 함께 과일가게를 운영하면서 어렵게 두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살고 있다"며 "종합소득세 과세처분은 영세상인에게 너무 과다한 것이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신고기한 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잘못이기 때문에 세금을 결정·고지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안내문 못받은 건 개인 사정, 신고의무는 있다" = 심판원은 A씨의 호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과세당국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했습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해당 과세기간의 종합소득금액이 있는 거주자는 그 종합소득을 그 과세기간의 다음 연도 5월1일∼31일까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자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판원은 이어 "납세자의 신고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종합소득세 신고안내문의 송달유무에 따라 A씨의 종합소득세 신고의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과세당국이 A씨가 신고한 수입금액에 따라 종합소득세를 과세한 처분은 잘못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 2013전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