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은행 ATM 등에 필요한 현금을 차량으로 안전하게 운반하는 일은 사설 경호업체 소속 방호요원들이 전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호요원들은 차량탈취 범죄에 대비해 가스총, 곤봉 등 각종 보호 장구로 '중무장'을 하는데요. 은행 청원경찰도 범죄에 대응해 가스총 등 방호장비를 기본적으로 구비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직원들도 이처럼 종종 현금을 다뤄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일선 세무서에서 현금으로 징수된 세금은 고유 식별 계좌코드가 있는 주거래 은행으로 옮겨져 국고로 귀속되는 절차를 밟는다고 합니다.
국세청 직원들도 위험성이 다분한 현금 수송 업무를 하고 있는 셈이죠. 이런 점을 고려해서 일까요. 최근 국세청은 국세징수사무처리 규정을 일부 고쳐, 국고금 현금도난 방지를 위해 국세공무원들도 '호신용품'을 소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국세공무원들이 아니라 일선 세무서에서 현금으로 징수된 세금을 은행계좌로 직접 입출금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만 한정하겠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훈령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명시될, 국세공무원들이 소지할 수 있는 호신용품의 범위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얼핏 호신용품이란 개념이 가스총 등 즉각적으로 탈취범들을 제압할 수 있는 방호 장비들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장비들은 아니라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입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호신용품이라고 해서 곤봉, 총기 등 무기류를 소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호루라기 등 필요 최소한의 방어용품을 소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세청이 특별히 공격형 무기를 소지할만한 업무를 담당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인데요. 따라서 호루라기 등 최소한도의 위급상황을 알리는 방어적 기재를 '호신용품'의 범위로 한정했다는 전언입니다.
국세청이 이런 업무규정을 행정예고 하게 된 것은 일선 세무서에서 일부 건의사항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현재까지 특별히 현금도난 사건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나날이 범죄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예방차원'에서 고안해 낸 아이디어라고 하는데요.
호신장비가 필요해 질 만큼, 업무 부담이 생겼다면 차라리 외부 전문 수송기관에 맡기는 방안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직원들이 매번 현금수송 업무를 할 때마다 호신용품을 챙기게끔 만드는 번거로운 규정보다는 훨씬 효율적이고 안전할 듯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