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야 어찌됐든 과소신고 자체가 과세관청의 원활한 세무행정에 방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에, 세법은 이처럼 가산세를 철저하게 과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납세자의 고의나 과실이 아닌, 과세관청 담당공무원의 착오로 인해 과소신고가 이뤄질 경우,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이런 경우도 납세자 과실에 해당되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소개하는 사례를 통해 해답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과세관청 실수가 내 잘못이라고?" = 납세자 A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아버지가 소유하고 있던 자동차 한 대를 상속받았습니다. 이후 A씨는 세법에 따라 자동차에 대한 취득세를 신고·납부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전혀 문제없어 보였던 A씨는 과세관청으로부터 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한다는 뜻밖의 고지서를 받게 됩니다. 과세관청에 따르면 과거 A씨가 해당 차량의 2005년식 시가표준액을 과세표준으로 취득세를 신고 및 납부했는데 차량 취득세 조사결과, 차량이 2006년식으로 조사됐다는 것.
A씨는 부과된 가산세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해당 차량의 제작연도는 A씨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담당공무원이 자료입력 과정에서 차량 제작연도를 착오 입력했던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A씨는 곧 바로 과세관청에 억울한 자신의 입장을 전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완고하기만 했습니다. 비록 담당공무원이 착오로 입력했더라도 그 잘못의 귀책은 A씨에게 귀속되며 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것이 과세관청의 주장이었습니다.
억울함을 참지 못한 A씨는 결국, 이에 불복하고 "담당공무원이 취득세를 잘못 계산해 놓고 납세의무 해태에 따른 가산세를 본인에게 부과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 심판원, "담당공무원 믿은 A씨 잘못 없다" = 심판원은 A씨가 취득세를 과소신고 및 납부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기 때문에 가산세를 취소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심판원은 "과세관청 담당공무원이 차량 제작연도를 잘못 입력해 산출한 취득세 납부서를 A씨에게 교부, 결과적으로 A씨는 취득세를 과소납부 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과세관청에서 세법에 따른 취득세 신고서를 제출 받지 않고, 관행상 민원인이 제출한 자료를 기초로 차량 제작년도 등을 전산에 입력, 출력해 민원인에게 발급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A씨가 납부서상 세액의 정당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점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심판원은 "담당공무원이 발급한 납부서를 믿고 신고·납부한 A씨에 대해 취득세 신고·납부 의무의 해태를 탓할 수 없다"며 "과세관청이 A씨에게 신고불성실가산세 및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한 처분은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참고심판례 : 조심2013지03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