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성실신고확인대상' 사업자 사후검증 강화
올해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납부 대상자들이 세금신고를 위해 세무서를 방문하기 전, 꼼꼼하게 챙겨볼 부분이 있다. 바로 올해부터 달라진 제도(세법)와 과세당국의 중점적인 사후검증 대상이 그것이다.
세법이 바뀌면 자연스레 세금 부담액도 달라진다. 매년 달라지는 국세청의 중점 검증대상도 납세자 본인은 물론 세무업계 전반에 파급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따라서 납세자들은 세금을 내기 전에 반드시 이런 부분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달라진 세법 꼼꼼히 챙겨보자" = 올해 종합소득세 신고·납부부터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세금 부담이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11년말, 이른바 '한국판 버핏세' 명목으로 도입된 소득세율 최고구간 및 세율인상 세법개정 효과가 올해 소득신고 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2011년 귀속 소득까지 8800만원 이상 과세표준에 35%의 최고 소득세율이 적용됐으나, 2012년 귀속 소득신고 분부터 과표 3억원 초과에 38%의 소득세율이 적용된다. 3억원 초과 과표구간의 소득세율이 종전보다 3%p 오른 셈.
국세청 관계자는 "연간 과세표준이 3억원을 넘어서는 고소득 사업자들의 세금 부담은 종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세표준이란 연간 매출액에 각종 소득공제와 비용처리 부분을 뺀 나머지 금액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법정기부금 이월공제 기간이 종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돼 소득공제 적용이 보다 용이해졌고, 비과세 농가 부업소득도 연 18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늘어나 농어업 종사자들의 세금 부담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납세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자의 소득세 신고·납부기한도 종전 '상속개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서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날의 말일부터 6개월이 되는 날'로 조정됐다.
또한 농어민으로부터 농·수산물 등 접대용 물품을 직접 구입할 경우, 이에 따른 계산서 등 접대비 증빙내역 제출 의무가 면제(금융회사 등을 통한 지출만 인정)되는 것도 올해부터 바뀌는 부분이다.
이밖에 종소세 납부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택스 홈페이지(www.hometax.go.kr)를 참조하거나 국세청 고객만족센터(126)로 연락해서 상담 받을 수 있다.
□ 국세청의 '경고'…고소득층 세금탈루 '검증강화' = 올해 심각한 경기침체로 정부가 설정한 세수(210조4000억원)목표가 한참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세청은 종소세 신고·납부기간 이후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사후검증을 예고했다.
국세청은 특히 현금수입을 누락하거나 인건비 등 비용처리를 과다하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유흥업소, 사채업자, 임대사업자, 전문직 등 고소득 자영업종 위주로 검증을 실시할 방침이다.
참고로 국세청은 지난해 종소세 신고 이후 소득탈루 혐의가 짙은 7200명의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사후검증을 실시, 6245명으로부터 총 440억원의 추가 세금을 추징했으며, 이 가운데 탈루혐의가 상대적으로 큰 300명의 사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사후검증 대상을 이보다 40% 늘린 1만 명 수준까지 대폭 늘릴 방침이다. 특히 전년 소득에 비해 지출 및 재산증가가 현저하게 많아졌거나, 신고비용과 비교해 증빙자료가 매우 부족한 경우 조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사후검증을 통해 불성실 신고행위가 드러날 경우, 미납된 세금은 물론 산출세액의 최대 40%에 달하는 무거운 가산세가 부과되므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 6만5000명 '성실신고확인대상자' 점검 강화 = 국세청은 이번 종소세 신고·납부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6만5000여명에 달하는 '성실신고확인대상자'에 주목하고 있다.
성실신고확인제도는 일정 수입금액 이상 고소득 자영업자가 세금을 내기 전에 미리 세무대리인으로부터 검증을 거친 뒤에 과세당국에 신고하는 것으로, 업종별로 신고기준 금액이 조금씩 다르다.
구체적으로 농림어업, 광업, 도·소매업, 부동산매매업 등은 30억원 이상, 제조업, 음식숙박업, 건설업, 운수업종 등은 15억원 이상, 부동산임대업, 교육서비스업, 개인서비스업종은 7억5000만원 이상으로 각각 연간 매출액 기준이 정해져 있다.
비록 이들은 종합소득세 납세인원의 1.8%에 불과한 인원이지만, 납부세액은 전체 35~40%에 달할 정도로 평균소득이 높다. 종소세수 전체가 좌우될 만큼 파급력이 큰 집단인 셈.
이에 국세청은 예년보다 한층 고도화된 전산시스템을 통해 성실신고대상자 업종별 주요 소득탈루 유형에 조사역량을 집중하고, 특히 성실신고확인을 회피하기 위해 개인사업자가 고의적으로 법인 전환을 시도했는지 여부도 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인건비 부풀리기 등 전형적인 허위신고 행위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전산시스템이 구축된 상태"라며 "처음부터 본인소득에 맞는 성실신고가 최선의 절세방법"이라고 전했다.
□ "스마트폰 활용해서 편리하게 신고하자" = 국세청은 납세자별 신고유형, 수입금액, 경비율, 소득금액, 기납부세액 등이 수록된 맞춤형 신고안내문을 이달부터 국세청 홈택스 및 스마트폰 앱을 통해 조회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수입금액 계산과정에서 누락하기 쉬운 영업권보상, 보조금교부, 관세환급금 등 자료도 수록돼 있으며, 2012년에 벌어들인 근로소득, 기타소득, 사업소득 등 원천징수영수증 불러오기 기능과 금융소득 종합과세자를 위한 금융소득명세 조회서비스도 제공된다.
별도의 장부기장 의무가 없는 영세납세자를 위한 스마트폰 간편 신고서비스도 있다. 소득공제 중 인적공제만 있는 영세사업자는 스마트폰으로 사전에 작성된 신고서를 제공받아 공제사항만 추가해서 제출하면 된다.
홈택스, 스마트폰 신고가 어려운 납세자는 종전처럼 우편신고도 가능하지만, 월말 관할 세무서에 민원인이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리미리 세금을 신고·납부하는 것이 유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