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거래, 경매→'정가·수의매매'로 다양화
직거래 활성화…'농산물 직매장 전용 체크카드' 출시
그동안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가격결정의 중심이 됐던 '경매'의 비중이 낮아지고, 농산물 가격급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가·수의매매'가 확대된다.
농산물 직거래 매장의 카드가맹점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직거래 매장전용 '체크카드'도 출시되는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를 위한 재정·금융 인센티브가 대폭 늘어난다.
정부는 27일 정부세종청사와 서울청사를 연결한 화상회의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그동안 농산물 유통의 3대 과제로 지적됐던 높은 유통비용, 큰 가격변동성, 산지·소비지가격 비연동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이번 대책의 초점을 맞췄다.
농산물 유통구조를 확 바꿔 서민생활과 밀접한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도매시장 운영 효율성 제고 ▲농산물 직거래 확대 ▲생산자단체를 활용한 농축산물 유통계열화 ▲농산물 수급관리 체계화 등을 주요 과제로 선정하고 세부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농산물 가격의 급등락을 확대하는 도매시장의 경매를 줄이고, 가격 또는 상대방을 미리 정해 거래하는 '정가·수의매매'의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 농산물 도매시장 가격결정의 79.3%를 차지하는 경매 대신 오는 2016년까지 정가·수의매매 비중을 20%대로 확대해, 도매시장내 농산물 가격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정가·수의매매에 참여한 도매시장법인 및 중도매인 등에게 700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물류기기 이용료도 우대해 주기로 했다.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 산지유통인·대형마트·농협 등 기타 유통경로와의 경쟁도 촉진시킨다.
도매시장법인에 대해서는 현재 판매 위탁된 농산물을 경매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정가·수의매매 물량에 한해 직접 농산물을 구매·판매할 수 있도록 매수집하를 허용하기로 했다. 가공·저장·물류 등의 사업도 할 수 있도록 겸영사업도 확대한다.
중도매인의 경우 현재 금지된 중도매인간 거래를 일부 허용, 중도매인들이 다양한 상품을 갖춰 도매시장을 이용하는 중소슈퍼마켓이나 음식점 등 소매점에서 원스탑(One-Stop) 쇼핑을 할 수 있도록 구매편의도 높인다.
소비자는 싸게 사고, 생산자는 비싸게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직거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오는 2016년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농산물 직매장을 100개소 이상 신규 설치하는 등 오는 2014년 중에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 법률'을 제정할 방침이다.
특히 내년 중에 '직거래 매장 전용 체크카드'를 출시하는 등 농산물 직매장의 카드가맹점수수료 부담을 줄여주는 대책도 마련한다.
농축산물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농산물의 경우 도매물류센터 중심의 유통계열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안성(2013년 6월 준공), 밀양(2014년), 장성·강원·제주(2015년) 등 5개 권역에 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축산물은 생산자단체가 도축·가공·판매를 일괄 처리하는 협동조합형 패커(안심축산)를 육성한다. 현재 소 10.9%, 돼지 4.7% 등에 머물고 있는 안심축산 시장점유율을 오는 2016년 소 37.1%, 돼지 25%까지 올릴 계획이다.
농협계통 정육점과 정육식당 설치를 확대해 산지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괴리를 없애고, 삼겹살 등 선호부위에 편중된 축산물 소비구조를 개선하고자 식육가공산업을 활성화한다.
우선 6월까지 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령 등 법령을 개정해 일반 정육점에서도 수제햄 등 식육가공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다.
농산물 수급관리를 체계화하기 위해 서민 생활품목인 배추·무·고추·마늘·양파 등의 국내산 비축 물량과 계약재배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농산물 공정거래 강화를 위한 각종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특히 김치재료 구입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김치지수'를 개발해 올해 하반기부터 발표할 계획이다.
수급불안 품목, 대체품목 가격동향, 할인행사 등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알뜰장보기 물가예보'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 시행으로 농축산물 유통경로간 경쟁이 촉진되고, 유통단계가 축소돼 10∼15% 수준의 유통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채소·과일 등 청과물의 경우 소비자가격 인하 효과가 최대 15%까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수급불안 가능성이 높은 배추, 무, 마늘, 고추, 양파 등 5개 품목의 가격변동폭이 현행 19%에서 10% 내외로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