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경제력 집중 억제'신설 핵심 쟁점

일감몰아주기 여야 대선공통공약...'경제민주화' 실천 '바로미터'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의 힘겨루기가 있을 또 다른 사안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다.  

개정안은 앞서 4월 국회에서 법안심사에 들어갔지만 일부 쟁점 사안들로 현재 정무위 법안심사 소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핵심 쟁점은 대기업의 부당내부거래 금지 규정(공정거래법 제5장)을 그대로 둘지, 아니면 '경제력 집중 억제'를 별도 신설(제3장)할지 여부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위한 부당거래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제력 집중 억제' 조항을 별도로 만들어 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공감대를 이루었지만,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일부 여당 의원들도 동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 새누리 '속도조절론'..."경제력 집중 억제 조항, 기업 거래 과도한 규제" = 특히, 국회 정무위 소속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지난 4월 국회에서 개정안에 대해 "대기업 계열사 간의 거래를 통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내부 거래 전체를 불법으로 간주할 수 있는 내용이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담겨져 있기 때문에 이 법안들이 원안대로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한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보다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새 개정안을 발의했다. 부당내부거래 적발과 그에 대한 입증 부담을 덜어내는 안이다. 특히, 기존 부당내부거래규정에 나와 있는 불공정 행위 조건을 '현저히 유리한 조건'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핵심 쟁점이 되는 '경제력 집중 억제' 신설 여부와 관련해 분명히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경제력 집중 억제라는 요건은 사실상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사간 거래의 경우 공정위가 별다른 입증 부담을 느끼지 않고 계열사 간 거래 전반을 금지할 수 있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최경환 원내대표 역시 취임 일성으로 경제민주화의 '속도조절론'을 내세우며 "경제를 살리는 경제민주화로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때문에 6월 국회 정무위에서는 이를 놓고 여야간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野 "6월 국회 '일감몰아주기'가 핵심...경제력 집중 억제 빼면 실효성 없어" =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민병두 의원 측은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실 6월 국회 정무위에서는 이게 핵심"이라며 "경제력 집중 억제를 신설하지 않고 그대로 5장을 둘 경우, 개정안의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5장을 그대로 두면, 불공정행위가 적용되는 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무위 야당 관계자도 "일감몰아주기는 대선 전부터 경제민주화 입법 중 가장 대표적으로 여야가 공감한 법안인데 막상 재계가 반대하고 나오니까 여당 일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그러면서 찬성 목소리가 뒤로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사안은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고 4월 임시국회 때 6월 우선 처리 법안으로 합의 한만큼 수정 없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야는 공정위가 ▲총수일가 개인에 대한 지원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사업기회 유용 등 예외적으로 3가지 사유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금지하는 제시안에 대해 이견이 좁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경제력 집중 억제' 신설 여부가 더더욱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지난 대선 당시 여야의 경제민주화 공통공약이었다는 점에서 '경제력 집중 억제'를 둘러싼 해법을 어떻게 푸는지에 따라 경제민주화 실천의지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 정무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공정위는 최근 당정 협의를 통해  개정안의 일부인 총수일가의 관여를 추정하는 '30% 룰'을 삭제 하는 방향으로 공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30% 룰'은 총수일가의 지분 30% 이상이 계열사에 대한 부당 내부거래일 경우, 계열사뿐 아니라 총수일가도 함께 처벌하는 내용이다. 야당 의원 상당수도 '과도한 규제'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보여 '30%룰'적용은 수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