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련의 뇌물수수 사건으로 조직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국세청이 내부 감찰조직을 총괄하는 본청 감사관에 검사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초강수'를 띄우는 등 비리근절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국세청은 3일 개방형 고위공무원단 직위인 본청 감사관에 양근복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감사관은 전국 2만 국세공무원의 업무집행 적정성을 감사하고 직원 복무감찰을 전담하는 감사·감찰 총괄보직으로, 임명 후 2년의 임기가 보장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시작된 감사관 외부인사 공모에 민간전문가를 포함한 총 3명의 지원자가 응모했고, 이 중 고위공무원 역량평가 등 다단계 심사를 거쳐 양 감사관이 최종 적임자로 선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 감사관은 지난 2008년 감사원 출신이었던 문호승 전 감사관에 이어 2번째 외부인사 출신 감사관에 지명됐다. 특히 검찰 출신 감사관은 지난 1966년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에 국세청이 대표적인 사정기관인 검찰 인사를 내부 고위직에 지명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김덕중 국세청장의 확고한 비리근절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김 국세청장은 지난 인사청문회, 전국세무관서장회의 등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직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국세청은 양 감사관 영입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강민수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은 "신임 감사관은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닌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에서 국세청 감사·감찰업무를 총괄 지휘함으로써 세정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높이고 개별 비리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이 지난달 초 세무조사 특별감찰반 출범 및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세무조사 비리 적발 시 조사 분야 영구배제) 등 강도 높은 비리근절대책과 함께 이번 검찰 출신 감사관 임용으로 조직 기강확립 행보를 나타내는 가운데, 일련의 대책들이 현실적으로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임 양 감사관은 "감사활동은 그동안 근무했떤 검찰청 근무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부업무 신상필벌을 강화, 우수한 직원들은 정확하게 포상하고 조금이라도 비리에 연루된 분들은 엄정한 법적책임 묻도록 제반조치를 마련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