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현오석 부총리(오른쪽)가 4일 명동 하동관에서 회동을 갖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기준금리 문제를 놓고 그동안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며 삐걱거렸던 정부와 중앙은행이 친밀모드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4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명동 하동관에서 첫 독대를 한 후 매월 격의 없는 만남을 계속 갖기로 약속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사이에는 기재부 1차관과 한은 부총재간 협의체인 거시정책협의회가 있지만 두 경제수장이 격의 없는 만남을 약속하며 소통공간은 더 넓어지게 됐다.
그동안 경제전망을 두고 시각차가 뚜렷했던 정부와 중앙은행이 본격적으로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제밀월'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실 현 부총리와 김 총재의 사이는 각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둘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3년 선후배 사이로 나란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낸 경력도 판박이다.
이날 현 부총리와 김 총재는 75년 전통의 하동관에서 곰탕 한 그릇씩을 시켜 같이 식사를 하며 고용정책 등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현 부총리는 "OECD 회의에서도 각 나라들이 성장률과 고용률에 대한 관심이 많더라"며 "전세계적으로 고용률을 높이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여성 참여없이 고용률을 높이는 것은 어렵다"며 "구조적인 노력을 해야하며, 단기적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다.
이날 조찬에서는 대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공유와 함께 정부와 한은 간 협력 강화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적으로 엔저와 선진국 양적완화에 따른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조기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데 두 경제수장이 인식을 같이 한 것이다.
추경, 투자·수출·부동산 대책 등 경제 활성화 카드를 내놓은 정부와 기술형 창업기업에 대한 총액한도대출 지원과 기준금리 인하로 화답한 한은 간에 '경제밀월'이 이번 회동을 계기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