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對이란 제재를 강화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전망이다.
특히 철강 및 자동차 부품의 이란 수출이 상당히 제한 받을 수밖에 없어, 관련 기업들의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수출비중이 높은 500개 이상의 중소기업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정부는 11일 최근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고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이란 운송 서비스 중단 등으로 對이란 교역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에게 신중하게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미국은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이미 2013년 국방수권법(1월) 및 행정명령(6월) 등 對이란 제재 강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국방수권법 및 행정명령은 오는 7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된다.
문제는 그동안 이란의 석유자원 개발, 정유제품 생산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물품과 용역의 경우 일정금액 이상을 거래할 때만 제재 대상에 포함됐지만, 앞으로는 금액에 관계없이 제재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조치에 따라 ▲이란의 에너지·조선·해운·항만 분야 관련 거래 ▲이 분야와 관련된 철강 등 원료·반제품 금속 거래 ▲이란의 자동차 생산·조립과 관련된 거래 등은 금액에 관계없이 제재를 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제재 조치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상당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62억6000만달러에 달했던 對이란 수출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제재 대상에 포함된 자동차 부품, 철강 등을 이란에 수출해온 우리 기업들의 경우 對이란 수출이 제한돼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의 경우 지난해 對이란 수출 규모가 2억불 가량이고, 철강 수출은 14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중소기업들도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중소수출기업들의 경우 對이란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액의 50%가 넘는 업체만 530여개에 달해,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 조치에 더해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이란 운송 서비스를 중단함에 따라 이란과의 교역 자체에도 큰 차질이 우려된다.
7일을 기준으로 중국 국적선사인 COSCO를 포함해 전세계 20大 해운선사 중 이란 직기항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사는 1곳도 없고, 환적 서비스도 대부분 중단한 상태다.
우리나라 해운선사들도 한진해운은 6월7일(부산출발 기준)까지만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대상선도 14일 이후에는 잠정 중단할 계획이다.
정부는 對이란 수출기업들에게 미국의 제재조치 강화 등으로 예기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무역활동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무역협회에서 이란 교역이 가능한 분야를 명확히 하는 '이란 교역 및 투자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이란과의 정상적인 거래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국내 수출기업에 대한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협력하고, 우리 중소수출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응 방안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란산 원유 수입은 기존과 같이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 5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발표한 성명을 통해 한국을 비롯한 인도, 중국, 터키, 싱가포르 등 9개 국가에 대한 이란산 원유수입 제재 예외 적용 기간을 180일 연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에 수출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경우는 수출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대기업 수출품의 경우 대부분 전자제품이기 때문에 이번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남기만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자동차 부품이나 철강 등의 부분에서 이란 수출이 상당히 제한 받아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란 수출이 몇 % 줄어든다고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상당 수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