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문제를 놓고 통신사들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가 KT측에 특혜를 주려한다는 경쟁사의 주장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서 주목된다.
미래부는 25일 해명자료를 통해 KT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신규주파수 할당방안은 특혜가 아니라 국민편익과 산업발전을 고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측에서 "미래부가 이동통신용 1.8GHz(기가헤르츠)대 주파수를 KT에 배정하려는 것은 900MHz(메가헤르츠)의 불량주파수를 배정한 정책적 실수를 모면하기 위해 특혜를 부여하려 한다"는 주장에 대해 KT 900㎒ 대역 문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별개 사안으로 검토한 것이라며 부채의식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래부가 현재 이동통신사들에게 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주파수는 1.8GHz대에 하나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이 문제다.
통신사들은 하반기 LTE보다 2배 빠른 150Mbps 통신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LTE 서비스인 LTE-A(어드벤스트) 서비스 제공을 서두르고 있다.
그런데 이동통신사들이 어떠한 주파수를 할방받느냐에 따라 LTE-A 서비스를 실시하는데 들어가는 투자비가 3조원에 가까운 차이가 나 통신사업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1.8GHz 구간은 현재 KT가 보유한 주파수 대역과 인접해있어 KT가 할당받을 경우 KT는 별다른 투자없이 LTE에서 150Mbps의 통신 속도를 구현할 수 있고 LTE-A지원이 안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4로도 100Mbps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KT가 1.8GHz 구간을 확보하면 LTE-A로 전국을 커버하는데 3000억원을 투자하면 된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미 보유한 각각 다른 주파수 대역 2개를 묶는 주파수집성기술(CA)을 통해 LTE-A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각각 3조원 내외의 비용은 물론 망을 구축하는데 소요되는 2~3년 동안 발생하는 가입자 흡수효과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측은 1.8GHz 주파수 인접대역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존에 보유한 800MHz와 900MHz로는 대역폭이 좁고 전파간섭으로 인해 차세대 LTE 서비스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현재 상태에서도 CA기술을 활용해 LTE-A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1.8GHz 주파수 인접대역은 KT에 할당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900MHz는 KT가 스스로 선택한 주파수로 간섭 때문에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각자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업계들이 벌이는 싸움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문제는 업계가 벌이는 이전투구 판에 공정한 심판자의 역할을 해야 할 정부기관이 무슨 이유에선지 특정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하려 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한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을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도 없이 특정회사에 유리하게 입안된 정책을 들고 나와 공청회 한번으로 끝내려 한다”면서 “만약 미래부의 의지대로 결정된다면 법적인 수단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