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의 분리매각 방안이 발표된 직후 노동권의 반응이 미묘하게 갈리고 있다.
26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우리금융을 지방은행, 증권, 우리은행계열의 3그룹으로 나눠 분리매각을 실시키로 발표한데 대해 노동권이 미묘하지만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6일 임혁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민영화 방안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안은 졸속 민영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완성차를 이리저리 분해해 시장에 급하게 팔겠다는 것인데 시장상황을 볼 때 살 곳이 어디 있겠냐"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증권계열에 묶여 있는 자산운용, 아비바생명, 저축은행의 매각에 무리수가 있다고 진단했다.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자회사를 무리하게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 위원장은 "인기 있는 매물에 포함시켜 자회사를 묶음으로 팔겠다는 것인데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카드사 분리를 승인해주더니 이제는 은행계열로 묶어 매각하고 나섰는데 정책의 일관성도 없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무엇보다 그는 헐값 매각의 우려를 제기했다.
정부에서 서둘러 매각을 하기 위해 분리매각 카드를 꺼냈지만 침체된 시장의 상황을 고려할 때 6~7조원 전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한 헐값 매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것.
임 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를 주머니 돈으로만 취급하며 갑의 횡포로 일방적으로 분리매각을 밀어 붙이는데 따른 대정부 투쟁을 강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상급단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번 방안이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이번 방안이 그동안 주장해 온 지방은행의 분리매각을 담고 있고 메가뱅크 추진을 언급하지 않은 대목은 긍정적이다"고 전했다.
일단 정부가 대형은행간 합병을 통해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하려던 자세를 전향적으로 바꾼데 대해 추후 세부진행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자위는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합병해 은행 형태로 전환한 후 예보가 우리은행 지분을 매각토록 했으며, 이전처럼 작위적인 메가뱅크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처럼 지분 매각형태로 우리은행 민영화가 진행될 경우 메가뱅크 추진으로 인한 은행권 대규모 구조조정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7월부터 진행되는 지방은행 매각 추진을 좀더 지켜보고 향후 대응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며 "이번 민영화 방안과 관련 금노 차원의 대책회의 등은 현재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