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정부가 회사채 시장에 6조4000억원을 긴급 투입한다.
8일 금융위원회는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KDB산업은행에서 인수하고 이를 담보로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해 총 6조4000억원의 정부 보증을 한다고 밝혔다.
P-CB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모아서 이를 담보로 발행된다.
신용보증기금 1500억원, 기획재정부와 한국정책금융공사가 7000억원을 투입한다. 한국은행은 한국정책금융공사에 낮은 금리로 대출해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야 한다.
구체적 기준은 기업들의 자구 계획을 감안해 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한다.
대부분이 건설, 해운, 조선 등 불경기 영향을 받고 있는 취약 업종에 쓰일 예정이다.
지원을 받는 기업들은 만기 도래분의 20%를 우선 스스로 상환해야 한다.
나머지 80%는 산은에서 인수하고 산은은 이 회사채를 다시 금융투자업계(10%), 채권단(30%), 신용보증기금(60%)에 매각한다.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는 3200억원 정도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A등급 이하의 회사채는 10조원으로 파악된다. 이 중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회사채는 4조7000억원 정도이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회사채가 만기 도래하는 기업 중 4조원에 해당하는 곳은 긴급 지원을 해주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며 "시장이 침체되면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정상적인 기업들도 어려워졌다"고 지원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하이일드펀드(신용도가 낮은 고수익·고위험의 채권형 펀드)에 대한 세제 지원도 추진된다.
신용등급 'BBB' 이하의 회사채를 30% 이상 편입한 펀드는 배당소득세가 분리과세되도록 할 방침이다.
정찬우 부위원장은 "세금을 낮추는 게 아니라 분리과세 해, 고액투자자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