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 관세팀, 치밀한 소송끝에 품목 변경 성공
지난 30여년간 관세율 8%를 적용받는 '특수용도차량'으로 품목이 분류돼 수입해 오던 러프테레인크레인을 관세율 0%가 적용되는 '기타크레인' 품목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관세청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여 "러프테레인크레인은 관세율표 제8426호의 '타이어가 달린 기타 자주식 크레인'에 해당한다"며 종전 제8705호 품목에서 변경한다고 고시, 지금까지 관세 8%를 납부하던 크레인 수입업체들은 더 이상 관세를 납부하지 않게 됐다.
러프테레인크레인은 이동식 유압(油壓) 크레인의 일종으로 차의 길이가 짧고 회전 반경이 작아 좁은 장소에서도 용이하게 작업할 수 있고 방향 전환이 가능하며, 대당 가격이 30만불에 달할 정도로 고가다.
변경 전까지 관세청과 조세심판원은 이 크레인이 주행용 엔진·조종용 및 제동용 제어장치를 구비하고 있고 최고 시속 49km으로 주행이 가능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신축붐식의 기중기차'로 품목 제8705호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대법원도 지난 1983년 러프테레인크레인을 특수용도차량으로의 품목 분류를 인정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려, 당초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의 승소가능성에 대해 매우 낮게 판단해 소송 제기조차 꺼리는 분위기였다는 것이 법조계의 전언.
그러나 지난해 3월 크레인을 수입하는 약 15개 업체들로부터 소송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 광장 관세팀 박영기 변호사가 이 사건을 맡으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박 변호사는 WCO(세계관세기구) 및 미국, EU 등 10여개국의 품목분류 사례를 입수해 치밀한 정밀분석 결과, 수입 제품인 러프테레인크레인이 특수용도차량이 아닌 기타크레인으로 품목 분류돼야 한다는 사실을 집요하게 주장했다.
그 결과 부산지방법원에서 진행된 1심에서의 승소에 이어 고등법원에 항소를 했던 관세청이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됐고, 소송취하와 함께 고시를 변경함에 따라 러프테레인크레인이 관세율 0%가 적용되는 '기타크레인'으로 확정적인 품목 변경이 이뤄지게 됐던 것.
이번 법원 판결에 대해 박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수입자들의 관세부담이 크게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중고 러프테레인크레인 수출자들도 기존의 관세장벽을 없애 수출의 활성화에 기여하게 됐다"며 "이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한 판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까지 매년 약 150대 정도가 수입되던 이 크레인은 고시 변경이후 수출입물량이 2배정도 늘어나 업계 역시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