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둔화에 따른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그 원인을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4월 16일 올해 1분기 매출액이 2조5159억원, 영업손실이 21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간담을 써늘하게 만들었다.
당시 시장 컨센선스와 비교할 때 매출은 예상한 수치에 근접했으나 1562억원 가량의 흑자가 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도 한참을 벗어났다.
증권가와 회계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업이익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자 원인을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그 중 하나는 삼성엔지니어링이 국제회계기준(IFRS)이 아닌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회계업무를 감독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에도 자연 K-IFRS 도입에 따른 문제점이 없는지 비상이 걸렸다.
◆…자료 : 금융감독원
금감원은 건설업종의 해외플랜트 도급공사에 대해 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인식하는 것을 살펴본 결과, 현행 K-IFRS와 종전의 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K-IFRS 제1011호(건설계약) 문단 22에서는 '건설계약과 관련한 수익은 진행률을 기준으로 인식한다'로 되어 있으며 마찬가지로 K-GAAP 제16장(수익) 문단 16과 39에서는 '공사수익은 진행기준을 적용하여 인식한다'로 되어 있다.
금감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어닝쇼크가 ‘한국식’ 회계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요인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놀란 가슴을 가라 앉힐 수 있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적자는 K-IFRS 제1011호 문단 38에서 원가상승으로 도급계약의 총추정원가가 변경되는 경우 변경된 효과를 변경이 이루어진 회계연도의 손익으로 인식하도록 되어 있는 규정을 적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같은 회계기준을 적용함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2분기에도 매출 2조6574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88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하기에 이르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4월 영업손실을 발표하면서 “1분기에 손실을 반영한 만큼 2분기에는 흑자 전환해 연간 35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1분기 영업손실 2198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가스전 패키지의 손익 리스크를 선반영하는 등 2000여억원 규모의 원가상승 요인이 추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모기업인 삼성그룹의 경영진단 결과에 따라 원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몇몇 해외 프로젝트의 위험 요인을 보수적으로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미국 다우플랜트에서 950억원, 아랍에미리트 샤이바 발전패키지에서 12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 쥬베일 정유#3 패키지에서 350억원 등의 추가 원가 반영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어닝쇼크로 인해 한 때 K-IFRS가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으나 삼성엔지니어링의 2분기 연속 적자는 결국 해외건설 저가수주로 인한 실적악화로 판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