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의 탈세액이 1조원이 넘는다면서요" -서주영-조세일보모바일

'선 무당이 사람잡는다'는 말이 있다. "이번에 언론사에서 탈세한 세금이 1조원이 넘는다면서요. 작년에 한진그룹이 5천억원을 탈세 했었는데 2배가 넘는군요" 얼마전 한 모임에서 옆자리에 앉은 한 중년 샐러리맨의 넋두리다. "아 그런가요"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 중년의 말인즉슨 계열사를 수십개 거느린 거대한 그룹의 총 탈세규모보다 이번 언론사의 탈세액이 1조원이 넘는다는 것은 너무하다는 얘기였다. 결국 옆에 앉아있던 기자가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한진그룹의 추징세액은 5천여억원이었고, 이번 23개 언론사에 대한 추징세액도 5천여억원이었습니다." "언론사의 1조원은 탈세액이 아니라 탈루소득금액이었고, 추징세액은 5천36억억원이었지요. 또 지난해 한진의 탈루소득금액은 1조원을 넘었고, 추징세액은 5천여억원이었습니다"라고 알려주었다.

이 중년은 4년제 대학을 나와 제법 큰 기업체에서 근무하는 보통 샐러리맨이었다. 이 사람은 한진이나 언론사의 탈루소득금액과 탈세액이 얼마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자기주장을 폈다. 여기에다 길게 설명 해봐야 잔소리일성 싶어 정확한 금액만 알려주고 말았다.

2일 국세청이 우리나라 각 언론사의 사회부장(법조팀장), 경제부장(국세청 출입기자) 앞으로 보내는 안내자료를 하나 생산했다. 언론사세무조사와 관련해 추징세액과 포탈세액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탈루소득금액'이란 세무조사를 통해 적출된 소득금액이나 수입금액 총계를 의미하는 것이며, '포탈혐의금액'이란 탈루소득금액중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해 조세범처벌법에 의한 처벌대상이라고 판단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또 '추징세액'이란 탈루소득금액에 대한 본세(산출세액)를 비로해 무신고, 과소신고 등에 따른 가산세와 대표자에 대한 인정상여처분에 따른 소득세 등을 모두 합하여 계상된 세금을 의미한다는 것. 아울러 '포탈세액'은 포탈혐의금액에 대한 본세(本稅)로서 가산세와 인정상여처분에 따른 소득세를 제외한 세액으로서 조세범처벌법에 의한 벌과금 산정에 기초가 되는 세액을 말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국세청이 이런 자료를 낸 것은 최근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결과 일부 언론사를 검찰에 고발하자 이곳 출입기자들이 관련기사를 작성하면서 '탈루소득금액' '포탈혐의금액' '추징세액' '포탈세액'등에 대한 개념정립이 잘 되지않아 일부 혼동된 표현이 나오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 보통 국민들이 아닌 지식층이라고 하는 기자들도 혼동스런 것이 세금인 모양이다.

지난주 기자는 장사가 제법 잘 된다는 고기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우연히 합석한 이 식당 사장은 "최근에 조사를 받았는데 많은 음식점중 하필 우리집만 표적조사를 받은 것 같아 기분이 몹시 상했다"며 우리나라의 세무행정을 신랄히 비난했다.

수 천 군데의 음식점을 모두 조사할 수 도 없고 또 조사대상자는 전산으로 무작위로 선정된다는 등의 얘기를 해봐야 이 사장에게는 경읽기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에 할 말이 별로 없었다.

결국 이 세가지의 얘기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세금에 식견이 어느정도인지를 짐작케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 4대의무중 하나인 세금에 대한 지식이 이처럼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 청소년시절부터 세금에 대한 교육을 많이 시켜야할 것이며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세금에 대한 홍보부족이라고 진단해야 할 것이다.

"국세청이 일년동안 거둬들이는 수입금액이 얼마입니까. 80조원이 넘어요. 그러면 홍보비는 얼마입니까.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보세요. 참으로 한심스럽다는 얘기밖에 나오지 않아요"라는 한 시민단체에 몸담고 있는 세금전문가의 얘기가 새삼 떠 오른다. 언론사 세무조사로 국민들의 세금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 때 세금홍보와 교육을 같이 병행하자. 얄팍한 지식으로 '선무당이 사람잡는 세금'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언론사의 탈세액이 1조원이 넘는다면서요" -서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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