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비율 우리, 농·수협, 산업은행 順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했다. 조선·해운업의 불안요인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국내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은 1.73%(잠정)로 직전 분기 말에 비해 0.27%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90%로 가장 높았고 농·수협(2.30%)과 산업은행(2.12%)이 뒤를 이었다.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2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동안 6조3000억원 어치의 부실채권을 정리했지만 10조7000억원의 신규부실이 발생하면서 규모가 커졌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의 부실채권 규모가 21조3000억원에 달하면서 직전 분기 말보다 4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반면 가계 및 신용카드 부문은 3조9000억원을 기록한 직전 분기 말에 비해 2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업여신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은 일부 경기민감업종의 잠재부실 현실화와 지난달 실시된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의 영향이라는 것이 금감원의 분석이다.
한편 조선업의 부실채권비율은 1분기 1.83%에서 6.86%로 크게 늘어났다. 해운업 역시 1.65%에서 6.59%로 상승했다.
금감원은 조선과 해운업종을 제외하면 전체 부실채권비율은 약 1.49%가 된다고 추산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권창우 금감원 건전경영팀장은 "지난 3월말 3.41%를 기록한 미국의 부실채권비율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며 "개별평가 결과 손실률이 일정수준 이상임에 따라 부실채권으로 분류한 효과 등 일시적 요인이 부실채권비율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권 팀장은 "다만,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과 중국 성장세 둔화 및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 등 경기 회복에 부정적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엄정한 부실채권 관리를 통해 은행 건전성을 제고하고 이를 기초로 향후 안정적 은행 경영기반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