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사전협의 모든사항 직접 챙기겠다"
최근 외국계 금융사들이 잇따라 한국 내 사업을 정리하자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 금융 감독 관행을 개선키로 하는 등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2일 간부회의에서 최근 일부 외국 금융회사의 영업철수 움직임과 관련 "금융당국의 행태가 큰 그림을 보기 보다는 감독측면에서의 접근에 머물고 있고 과도하고 보수적이다"며 "금융당국의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이 이처럼 외국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 관행 개선을 언급하고 나선 데는 최근 잇따라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 영업을 축소하고 나섰기 때문.
HSBC가 지난 7월 국내 소매금융 업무를 중단하고 10개 지점을 폐쇄키로 했으며, 또 다른 영국계 SC지주는 저축은행, 캐피탈, 펀드서비스 등을 청산·합병 등의 방식으로 정리하고 지주회사를 없앤 후 SC은행과 그 자회사인 SC증권만 잔존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 졌다.
또 네델란드계 ING그룹이 ING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등 2003년 이후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에서 영업중이던 외국계 금융회사 중 은행 13개사(HSBC 한국법인 제외), 보험 5개사(ING생명 제외), 증권 6개사, 자산운용 4개사, 여전업 3개사 등 총 31개 회사들이 철수하거나 영업을 축소했다.
신 위원장은 "최근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국내에서 영업을 축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해당 회사의 글로벌 영업전략의 결과이겠지만 크게 보면 우리 금융산업과 금융당국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대외적으로 좋지 않은 시그널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융당국이 감독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이러한 변화를 막연히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상품개발, 인허가 등과 관련해 외국 금융회사들의 사전협의에 대해 금융당국이 대답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신 위원장은 "바쁘거나 애매하다는 이유로 규정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접수를 하지 말라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우리가 업무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을 때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계속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신 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이 금융위와 사전협의중인 모든 사안을 빠짐없이 각 국별로 조사, 보고해 주기 바란다. 동 사안에 대해 직접 챙기겠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