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기 연루·노조반발 등 잇따른 악재에 매각 '안개속'
ING생명 한국법인의 매각이 잇따른 악재로 제동이 걸렸다.
최근 보험사기 사건에 소속 설계사가 연루된데 이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MBK파트너스에 대해 노조가 강력 반대를 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KB금융과의 잇따른 협상을 통해 인수가 진행되다가 막판 KB금융 이사회의 제동으로 막판에 무산된 것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우선 ING생명 우수 설계사가 연루된 보험사기 사건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가 돌발 악재로 작용되고 있다.
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ING생명의 우수 설계사인 라이언(LION) 클럽 소속의 문모 설계사가 홍모 씨 등 15명의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12억6700만원을 받아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투자자들로로부터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특가법상 사기)다.
보험업계에서는 ING생명의 강점으로 경험이 많은 우수설계사들이 많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KB금융과의 매각협상 중 100여명이 넘는 설계사들이 이직을 한데 이어 이번 보험사기 사건마저 터지자 내부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이다.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보험회사의 최대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우수 설계사들의 추가 이탈이 가속화될 경우 ING생명 매각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동양생명의 인수가 무산된 이후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노조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KB금융과 동양생명이 인수를 추진할 당시 비교적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던 노조에서 MBK파트너스를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인수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13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ING생명 노조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MBK파트너스는 과거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론스타와 같은 전형적인 투기자본, 사모펀드"라며 "금융기관중 가장 경영이 어렵다는 보험회사를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ING생명보험의 가치를 한순간에 붕괴시킬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보이지 않을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MBK파트너스가 단기간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내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1조8000억원의 인수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열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안정적인 자산운용과 장기적인 경영 비젼을 가져야 하는 보험사의 경영과 배치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MBK파트너스의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도 문제 삼았다.
MBK파트너스는 HK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바로 직군 분리를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C&M 케이블에서도 무분별한 분사를 통한 구조조정으로 노조와 갈등을 빚으며 35일간의 파업을 초래했던 점을 상기시킨 것.
노조는 이 같은 이유를 들며 "향후 본격적으로 MBK파트너스의 ING생명보험 인수 저지 투쟁을 강도 높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며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될 경우 금융당국의 입장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경우 ING생명의 매각작업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며 한동안 안개 국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