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거래로 쌓은 검은 돈 은닉혐의, 고강도 '검증'
상반기 고소득 자영업자 442명 조사·2806억원 추징
최근 5만원권 품귀현상, 골드바(금괴) 사재기, 개인금고 판매급증 등 일련의 현상들이 고소득자들의 검은 돈 은닉시도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이처럼 비정상적 방법으로 소득을 숨긴 혐의가 짙은 고소득 자영업자 52명에 대해 전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0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주 300명에 육박하는 조사인력을 동원,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며 혐의자 본인은 물론 관련인 등의 탈세행위에 대해서도 혐의 적발시 동시 세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금융거래 추적조사, 거래상대방 확인조사 등을 통해 탈루소득을 끝까지 찾아내 세금으로 환수할 예정이라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국세청이 포커스를 맞춘 조사대상은 진료수입과 관련된 전산자료를 삭제하거나 조작한 성형외과, 현금수입을 차명계좌나 개인금고에 관리하는 수법으로 신고를 누락한 한방성형 전문 병원, 고객의 현금결제를 유도해 신고누락한 현금수입을 골드바 구매 등으로 은닉한 혐의가 있는 고급수입악기 전문 판매업체 등이다.
소위 '배고픈 직업'으로 알려진 화가(畵家) 중 외국 전시작품, 국내 갤러리 전시작품 등을 현금으로 판매해 신고누락하고 탈루소득으로 고가의 별장을 구입한 혐의가 있는 유명화가가 조사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세청은 그동안 고소득 자영업자의 현금거래, 차명계좌 등을 이용한 고질적 탈세행위에 대해 세무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다. 실제 지난 2005년∼2012년 기간 동안 총 4396명의 고소득 자영업자를 조사, 2조4088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특히 올해는 고소득 자영업자를 지하경제 4대 중점분야로 선정하고 세정역량을 집중한 결과, 상반기(1월∼6월) 동안 고소득 자영업자 442명을 조사해 2806억원을 부과하고 16명을 조세처벌법에 따라 조치했다.
국세청은 고소득 자영업자 중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사업자(변호사 등 전문직, 치과·성형외과 등 병의원)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한 세무검증을 통해 탈루세금 추징은 물론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위반 과태료(미발행 금액의 50%)도 함께 부과했다.
김태호 국세청 조사2과장은 "국세청은 성실납세자에게는 다양하고 실질적인 우대 혜택을 마련해 편안하게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정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음성적 현금거래, 차명계좌 이용 등을 통해 고의적으로 소득을 축소 신고하는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