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부실 사태가 금융권을 어지럽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부실 감독이 또다시 화살을 맞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09년 5월 동양증권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이미 4년 전 동양그룹 CP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감축할 것을 지시했으나 지난해 7월에야 뒤늦게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기식 의원이 10일 금감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감원과 동양증권은 CP 감축 및 투자자 보호 조치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2008년 당시 7265억원에 달한 CP 잔액을 2011년까지 4765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 동양증권이 3개월마다 CP 감축 이행 현황을 금감원에 보고토록 했다.
금감원은 동양증권의 CP에 이상이 있으며,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빠르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양증권은 2010년까지 1522억원을 감축했다가 2011년 6월부터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금감원이 보다 빠른 특별 조치를 내려야 했으나, 3차례 이행을 촉구한 뒤 한참 늦은 지난해에야 규정 개정을 추진한 것은 이번 사태를 악화시킨 셈.
김기식 의원은 "동양 사태가 이토록 심각해진 데는 금융 당국의 부실 감독뿐 아니라 늑장 대응의 영향이 크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