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할부금융 중 현대·기아차 비중 98.5% 달해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현대캐피탈에 대하 자동차 할부금융 몰아주기가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 못지않게 '묻지마식 할부금융 몰아주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14일 김기준 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2012년 말 기준 '여신전문금융사의 자동차 제조사별 할부 취급건수와 비중·할부금융수익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자동차 제조사별 할부금융 취급 건수 중 현대·기아차 판매 취급 비중이 98.5%로 나타났다.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금융(할부금융, 리스, 오토론 합계) 취급 건수 51만3816건 중 현대·기아차를 취급한 건수는 98.5%로 전체 자동차금융 취급 비율 중 98.5%를 차지할 정도로 특정 대기업의 의존도 비중이 높았던 것.
또한 현대·기아차가 할부금융으로 판매한 65만3325대 중 현대캐피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만 6247대로 77.5%를 차지해 '자동차 할부 판매 몰아주기' 의혹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대캐피탈의 총 할부 금융 수익 3589억원 중 자동차 할부 금융수익이 3570억원으로 99.5%를 차지하는 등 현대·기아차 판매 수익이 할부금융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현대캐피탈 외에 자동차사와 여신금융사 간의 밀월관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할부금융으로 판매한 3만9818대 중 알씨아이파이낸셜이 차지하는 비중은 3만4253대로 86.7%를 차지하고, 알씨아이파이낸셜의 할부금융수익 1776억원은 100%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자동차 시장의 캡티브 영업사인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의 벤츠 취급 비중은 54.4%, BMW파이낸셜의 BMW 취급비중은 76.9%, 토요타파이낸셜의 렉서스 취급비중은 83.2%, 폭스바겐 파이낸셜의 아우디 취급비중은 50%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제조사 캡티브 영업사 비중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준 의원은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과 관련해 "지난 2004년 대법원에 의해 전속할부약정에 따른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는 있었지만 9년 전에는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다"며 "현대캐피탈과 알씨아이파이낸셜의 총 할부금액 중 자동차할부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99.5%, 100%를 차지하는 등 여신전문금융사가 아니라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의 자동차 할부금융팀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기준 의원은 "'현대차를 할부구매한 고객의 개인신용정보가 현대캐피탈에 무단으로 넘어간 정황이 드러났다'는 언론보도가 있으며, 이를 근거로 현대·기아차가 현대캐피탈에 대해 내부부당거래 지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공정위에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