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전 KB금융회장이 박동창 전 KB금융 부사장과 시중을 시끄럽게 달궜던 미국 주주총회 안건 분석회사인 ISS에 비공개 정보를 유출하며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어윤대 전 회장이 정보유출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이후 관련 내용에 대해 인지했다고 한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17일 정호준 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서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이 ISS 정보유출에 대해 사전에 박동창 전 부사장과 협의하고 공모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에서 당초 어 전 회장과 박 전 부사장에게 내리려 했던 정직 3월과 문책경고 등 중징계 요구가 제재심의 과정에서 감봉 3개월과 주의적 경고로 완화한 부분에 대해 재심의를 요구한 것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어 전 회장과 박 전 부사장이 ISS 측에 유출한 비공개 정보는 ING생명 인수가치 평가자료, 인수 실패시 KB생명 증자안, KB노조 대응방안 등 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할 핵심 보안 정보였다.
정 의원은 국감에서 "ING생명 인수가치 평가자료는 ING그룹과 인수 우선협상시 상호간에 대외에 공개할 수 없는 극비자료였으며, 노조 대응방안 역시 사측이 밝힐 수 없는 비공개 대응방안이 담긴 것이었다"며 "의원실에서 확보한 제보에 따르면 어 전 회장과 박 전 부사장은 ISS 인터뷰를 마친 뒤 곧바로 만나 30여분간 면담을 하는 등 사전 교감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 의원은 사전교감설에 이어 "어 전 회장과 박 전 부사장이 ING생명 인수에 대한 내부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2월 중순부터 ISS를 통한 내부정보 누설을 사전에 기획했다"며 "이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저해하고 KB금융의 공신력을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봐주기식 제재는 안된다"고 금융위를 몰아 세웠다.
이어 그는 "이대로 제재가 확정되면 최소 10억원 이상 받을 예정인 스톡그랜트를 포함해서 어 전 회장이 받는 불이익은 없다"며 "금융당국에서 제재심의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의혹들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금감원 제재심의위는 비교적 중립적인 자문기구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제재심의를 존중한다"며 "금감원 제재절차를 보고 결정을 하겠지만 일단 지금 현재 법규정상 1차적인 제재는 금감원에서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건을 뽑아서 이래라 저래라 하기에는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