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의 환수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현상이 지상경제가 지하화되고 있는 증거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5만원권 지폐의 환수율이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5만원권 2억6800만장을 발행했지만 환수된 건 1억2900만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 환수율은 2011년 59.7%에서 지난해 61.7%로 약간 상승했다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모토로 내건 박근혜 정부의 첫해인 올해 다시 48%까지 하락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5만원권 환수율 감소가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아니냐"며 "과세를 피하기 위해 고액자산가들이 회사 금고나 개인 보관처에 현금형태로 5만원권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와 과세강화가 5만원권의 퇴장을 만드는데 기여한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5만원권 회수율이 떨어지는 원인에 대해 분석하고 있으며 경제활동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인지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5만원권이 시중에 제대로 돌지 않는 이유가 지상경제의 지하화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조정식 의원은 국감자료를 통해 "올해 9월까지의 자료를 보면 25%, 즉 100장 중 75장이 사라지거나 유통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의 지역구인 대구는 부산에 이어 두번째로 5만원권이 사라지고 있다"며 "이 같은 5만원권 화폐의 저조한 회수율 문제는 지하경제 확대와 관련돼 있을 수도 있으니 한국은행이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2005년에서 2008년까지 화폐 발행잔액 증가율은 5~6%대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으나 2009년 6월 새로운 고액권 지폐인 5만원권이 발행되면서 화폐 발행잔액 증가율은 2009년말 21.4%까지 상승했다.
또 5만원권 발행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전년말 대비 화폐 발행잔액 증가율은 2011년 11.7%에서 올해 16.1%로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