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화푸빌딩 부실 묵인 혐의
파이시티 펀드 불완전판매 '논란'
우리은행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부실을 묵인하거나 불합리한 전결권 운영을 한 점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며 감독당국의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호준 민주당 의원은 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의 전·현직 임원들이 파이시티나 중국 화푸센터 같이 수 천 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신탁사업단장에게 전결시켰다"면서 "이밖에도 엄청난 부실과 의혹이 생기고 있는데도 관리 감독을 제대로 안하고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화푸빌딩은 파이시티 사업자인 이정배 씨가 중국교포와의 동업으로 인수한 건물로, 우리은행 이 총 3800억원을 대출해준 사업.
사업 진행 당시 우리은행 담당직원들은 뇌물이나 회사 지분을 받는 등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상태이며, 현재 화푸빌딩은 2000억 원대의 근저당권과 가압류가 걸려 있어 채권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호준 의원에 따르면 화푸빌딩으로 인한 대출사고가 예상된 2008년 12월, 당시 은행장과 수석 부행장은 대출채권 양수약정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와 신탁사업단에 대한 사후 관리방안 등을 논의했음에도 부실을 막기 위한 어떠한 의사결정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관련내용을 지주회사 감사위원회로도 보고하지 않는 등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부실을 묵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 의원은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신탁을 조직적으로 불완전판매해서 은행부실은 물론 엄청난 투자자의 피해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파이시티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3900억원이었던 펀드 순자산은 현재 원금의 5분의 1 수준인 900억원 정도 만이 남아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파이시티 관련상품을 판매하면서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우리은행이 투자하는 사업으로 원금 손실 걱정이 없다'던지 '대우차 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보증해서 안전하다'는 식의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계약자들이 적절한 설명을 받았다고 확인해야하는 서명을 은행직원이 스스로 작성하는 등 주요서류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호준 의원은 "우리은행 전 현직 임직원들은 공적자금을 투입 받은 공공 금융기관을 엄청난 부실 덩어리를 가진 금융기관으로 만들었다"면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인 만큼, 경영관리나 감독을 잘못한 임직원들과 경영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처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