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상승에 채권가격 '뚝'
"증권사 수익구조 다변화가 살 길"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실적에 증권가에는 올해도 추운 겨울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 상반기(2013년 4월~2013년 9월) 국내 증권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25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6% 감소했다.
전체 62개 증권사들 중 26개사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손익계산서에 마이너스(-)를 표시한 곳이 지난해보다 11곳 증가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0.6%로 전년 동기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준을 기록했다. ROE는 주주지분에 대한 운용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 비율이 0.6%라는 것은 100만원을 투자해 6000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의미가 된다.
이 같은 실적악화는 금리상승으로 인한 자기매매이익 감소에 따랐다는 것이 금감원 측의 분석이다. 자기매매란 증권사가 자기의 계산으로 증권을 매매하는 것을 말하며 딜러 업무라고도 한다.
지난해 9월 2.81%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년새 2.90%로 상승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국고채에 투자한 증권사들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 기간 동안 증권사들의 자기매매이익은 1조76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344억원(26.4%) 감소했다. 아울러 수탁수수료 수익은 466억원, 주선수수료 수익도 743억원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의 실적악화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에 편중된 수익 구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말로는 브로커리지 비중을 낮추겠다고 하지만 잘 이뤄지질 않고 있다"면서 "최근엔 주식거래대금도 줄고 있는 만큼, 수수료를 위주로 하는 구조에서 탈피해 수익다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5.7%였던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비중은 올해 40.1%로 4.4%포인트 상승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2000년대 초반 시가총액대비 4~5회전하던 거래량이 올해는 1.3회전으로 떨어졌다"면서 "거래량이 줄어들면 수수료에 의존하는 증권사들에게는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수료 장사는 주식시장이 망하지 않는 이상 받아먹을 수 있는 수익이라는 인식이 있다. 단기 실적을 올리기에는 최고의 수익원인 셈"이라며 "기업대출 등 수익다변화를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데 증권사 CEO들의 임기가 3년 정도다 보니 당장의 실적에 급급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