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법안' 미리보기-소득·법인·부가가치세법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법안 중 가장 논쟁소지가 큰 부분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의료비·교육비 등 특별공제항목 대상)하고 비과세·감면 축소를 전체 기조로 하고 있는 정부 입법안이다.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재원을 확보하고 조세정의를 바로 세운다는 기조 하에 지난 8월8일 이 같은 내용들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했지만 서민과 중산층 세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방향(세부담 상승 기준선 상향)을 급히 선회한 바 있다.
특히 이 부분은 민주당 등 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고소득층 소득세 부담 증가와 연계, 이번 정기국회 세법논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소득세법 '쟁점법안' = 과도한 소득공제 제도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등 일대 정비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기본 정책기조에 대해 정부와 국회 모두 논리적 이견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세부 방법론에 있어서는 이견이 뚜렷하다. 정부와 여당은 사실상 전 계층을 대상으로 한 소득공제 축소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노골적으로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한 소득공제 축소 등 사실상의 증세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비, 교육비 등 특별소득공제 항목을 세액공제로 전환하되 중산층 세부담 증가를 완충할 목적으로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 상향조정(총 급여 5500만원 이하 66만원, 총 급여 7000만원 이하 63만원, 총 급여 7000만원 초과 50만원)한다는 방침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중산·서민층에 대한 세부담 증대를 이유로 반대기류가 일정 부분 형성되어 있는데다가,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야당의 소득세법 개정안(세부내용 표 참조)과 연계, 밀고 당기는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방침이 원안대로 통과될지 여부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2015년부터 자녀관련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대신, 근로장려세제와 유사성이 깊은 '자녀장려세제(CTC)'를 도입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정부안)은 여야가 딱히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어 원만한 합의점 도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만 1세대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방안(정부안, 세부내용 표 참조)은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는 법안. 논의 결과에 따라 정부안이 폐기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 과세를 확대하는 법안(정성호 의원안, 세부내용 표 참조)도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은 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해 점진적으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정부에서는 지난 7월 대주주 범위를 확대한 바 있어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월세 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월세액 소득공제율을 월세액의 50%에서 60%로 확대하고 공제한도를 기존 300만원에서 전세자금차입 원리금상환액 300만원, 월세액 500만원으로 늘리는 것은 여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순탄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녀자공제 적용대상에 소득요건(소득금액 1600만원 이하)을 신설하는 법안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논쟁이 예상된다. 종교인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법안은 종교단체와의 입장정리가 이루어진 만큼 '빛'을 보게 될 공산이 크다.
□ 법인세법 '쟁점법안' =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법인세법은 세율인상보다는 역외탈세 방지에 방점이 찍혔다.
정부가 제출한 법인의 해외직접투자 관련 자료제출 의무 강화 법안은 해외 직접투자를 한 내국법인의 ▲직접투자 명세 ▲투자 법인 재무상황 ▲해외영업소 설치 상황 등 3가지 명세 외에 ▲투자 법인과의 손실거래 및 투자 법인의 손실거래 명세를 추가하는 내용이다.
또한 최초 자료제출 의무 위반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고소득 자영업자나 법인들의 소득 양성화를 위해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기준을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는 법안(소득세법+법인세법)에 대해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국회도 공감하는 분위기이지만 일각에서 영세업자들의 부담 우려하기도 한다.
중소기업의 경영 안정을 위해 결손금 소급공제 기간을 현행 직전 1개 연도에서 직전 2개 연도로 확대하는 법안(정성호 의원안)과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부과시 중소기업을 제외하는 법안(신장용 의원안)은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부가세법 '쟁점법안' = 불합리한 비과세·감면혜택을 축소해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정부가 제일 먼저 칼을 댄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은 간이과세 신청자격 확대와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세액공제 축소 등이다.
'간이과세와 일반과세 전환 시 과도 적용기간 단축 및 간이과세 포기신청자격 확대(정부안)' 법안은 일반과세자에서 간이과세자로 전환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 전환 시기를 매출액이 4800만원을 초과 또는 미달한 날로부터 6개월로 앞당기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는 매출액이 간이과세 적용기준금액인 4800만원 미만이 된 경우, 다음해와 다음 다음해 동안 간이과세를 적용받도록 하고 있어 최장 2년간 간이과세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불합리한 면이 있다.
간이과세자로 변경될 예정인 사업자의 경우 포기 신청을 받지 않아 불편함이 있었지만 개정안에는 포기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대 200만원까지 가능했던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에 따른 세액공제와 관련해서는 올해 연말로 돼 있던 일몰을 2015년까지로 연장하고 법인사업자는 공제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개정안(정부안)이 정기국회서 논의될 예정이다.
영세 자영업자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여론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던 농수산물 의제매입공제 한도 설정(30%) 시행령에 대해선 정부가 매출규모별로 한도를 차등적용하는 수정안(세부내용 표 참조)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국회의 수용성이 넓어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