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법안' 미리보기-조세특례제한법
증세 없는 복지재원 마련이라는 국정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는 조세정책 기조가 비과세․감면 축소. 정부는 ‘조세정상화’로 설명하고 있지만 비과세․감면 축소의 근본적인 속성은 간접 증세다. 올해를 포함해 향후 5년 동안 18조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하면 계획은 어그러질 공산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비과세․감면 축소 관련 정부 입법안(조세특례제한법)은 정부 입장에서는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중요 법안들이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이 그대로 관철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 축소,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율 축소 등 거센 반발과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는 ‘폭탄법안’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정치권과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 조특법 '쟁점법안' : 소득세 = 비과세․감면 축소가 어느 지점을 목표로 하는지 여부를 놓고 여야, 정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특히 야당은 ‘서민․중산층에 혜택을 더 주고 고소득층에 세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정부의 비과세․감면 축소 정책기조에 상당한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치열한 대척점을 형성할 전선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하향조정(15%→10%). 정책목적 달성을 이유로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지만, 이 부분에 대한 반발여론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 모두 머뭇거릴 공산이 크다.
조세학자들이 만들어낸 축소논리만 가지고 정치권을 설득시키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전망. 자칫 정부의 정책기조를 꺾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자녀장려세제(CTC) 도입 법안 및 근로장려세제 확대 법안(세부내용 표 참조)의 경우 미세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여야 모두 이견이 없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당초 별 다른 무리 없이 통과될 수 있을 것으려 전망됐던 하이일드펀드 투자(신용도가 낮은 대신 수익률이 높은 고수익․고위험의 채권형 펀드)에 대한 세제지원 신설 법안은 커다란 변수에 직면해 통과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 법안은 BBB등급 이하 채권에 대한 투자기피 현상으로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AA등급 이상 기업 채권에 대한 투자는 늘어나는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만든 '고육지책'. 하지만 동양사태 불똥을 맞아 '백지화'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다.
□ 조특법 '쟁점법안' : 법인세 = 과세표준 1000억원을 초과하는 법인에 대해 최저한세율을 16%에서 17%로 인상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의 법안을 놓고 여야정이 치열한 논리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저한세 인상을 반대하고 있지만 야당은 과세형평성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입장차가 큰 만큼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외부회계감사 비용의 20%를 법인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외부회계감사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법안(유일호 의원안)도 눈에 띄지만,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은데다가 세수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한 접근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에너지․환경보전․의약품 품질관리 개선시설 투자세액공제 제도 등에 대한 공제율을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별로 차등 적용하는 법안(정부안)은 경제활성화 기조에 역행하는 법안들로, 다소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시 1인당 100만원을 세액공제 하는 법안(정부안)과 중소기업 고용증가 인원에 대한 사회보험료 세액공제의 일몰을 연장하는 법안(나성린 의원안․정부안, 세부내용 표 참조)의 경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년층에 비해 고용취약계층인 장애인과 여성 등에 대한 지원(청년 고용증가 사회보험료 100% 지원 / 기타 근로자 50% 지원)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미세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 조특법 '쟁점법안' : 부가가치세 = 재활용폐자원 등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율 축소 법안 및 고금 의제매입세액공제 특례 페지 법안(세부내용 표 참조)은 정부와 국회 사이에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과도한 조세지원이 탈세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합리적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회는 영세사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울릉도와 독도 주민이 사용하는 유류에 대한 부가세 등을 감면하고 이 지역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법안은 우리나라 영토를 수호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납부했던 숙박료 부가세를 환급해주는 외국인 관광객 호텔 숙박용역 부가가치세 환급 법안은 실효성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신고 세액공제제도 등 폐지 법안(세부내용 표 참조)은 정부는 정책목적이 달성된 만큼 폐지가 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커다란 ‘파이’를 잃을 위기에 처한 세무대리업계의 반대목소리가 높아 원활한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