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朴 대통령, 예산안·법안 통과 '호소'(종합)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2014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박근혜정부 4대 국정기조인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과 '평화통일 기반구축' 등과 관련한 주요 예산안을 설명, 관련 법 통과를 위해 국회의 원활한 협조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과 관련해 "내년도 예산안은 경기회복세를 확실하게 살려가기 위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가장 큰 역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농어촌 소득향상 ▲수출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는 한편 의료, 교육, 금융, 관광 등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겠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최대 국정과제인 창조경제에 대해서는 "창조경제 관련 사업 예산으로 금년보다 12%가 증가한 6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국민의 의지와 상상력, 기술력에 이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께서 적극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을 의식한 듯 "경제민주화는 창조경제의 토대이자 경제활성화를 위한 시장경제의 기초질서"라며 "그동안 하도급 업체,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 규제를 강화하는 등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입법화됐다. 앞으로 정부는 경제 전반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가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정부에서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투자촉진 법안 ▲관광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지원 법안 등의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또 기초연금과 관련 "내년 7월 기초연금제도 도입을 목표로 예산 5조2000억원을 반영했다"며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불가피하게 해결하지 못한 부분들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관련 특별검사 도입 등 야당의 주장에 대해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서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저는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혀 야당에 화해 제스쳐를 보냈다. 

그는 "정부는 여야 어느 한쪽의 의견이나 개인적인 의견에 따라 움직일 수는 없다"며 "국회에서 여야 간에 합의해주신다면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비롯해 정치개입 의혹을 받는 일이 없도록 엄격한 공직기강을 세우고 국가정보원 개혁방안에 대한 여야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으로 정기국회 와중에도 여야 '대립'이 이어지고 정부 추진 관련 법 통과가 난망인 상황에서 여야를 향한 박 대통령의 호소가 얼마나 야당을 움직일지 주목된다.

한편 문화융성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설치와 내년도 예산에 문화 재정을 정부 총지출의 1.5%인 5조3000억원으로 증액한 것을 언급하며 "다양한 문화 인프라를 확충해서 국민 누구나 일상 속에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문화융성의 원천인 인문학과 전통문화 그리고 지역문화를 진흥하는 데도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숭례문 부실 문제를 거론하며 문화재 관리체계에 대한 근본적 개선도 약속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는 확고한 원칙과 인내심을 바탕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해서 부산을 출발해 북한,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평화통일의 길도 열어갈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4대 국정기조를 추진하는데 중점을 두고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했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서 심도 있게 검토해 주시고 새해 시작과 함께 경제 살리기와 민생을 위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 때 처리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어 "지난 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정상화시키는 데에 역점을 두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원전과 방위사업, 철도시설, 문화재 분야 등 각 분야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들을 반드시 척결하겠다. 공공부문부터 솔선해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과 예산낭비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