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에서는 '공매도'(short selling)라는 단어가 유난히 자주 등장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로 내리면 다시 매수,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시장이 침체된 때에는 유동성을 공급하지만 투기적 공매도 세력의 시세조종을 유인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이름을 떨쳤던 제약사 셀트리온은 올 초 공매도 논란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렀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투기적 공매도 세력을 막기 위해 자사 주식을 매입했다고 공개적으로 거론했으나 금융위원회는 서 회장과 측근을 시세조종 및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 회장 및 측근이 검찰 손에 넘겨지며 공매도 논란은 잠잠해졌다. 그러나 서 회장 측은 아직 시세조종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후 금융위는 종목별 공매도 잔액을 한국거래소에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해,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어 이달 중순 금융위원회는 금융 위기 이후 시행한 금융회사 주식의 공매도 금지를 해제시켰다.
그동안 금융위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공매도를 막았다가 비(非)금융주, 금융주를 차례로 풀었다. 금융주 공매도가 허용된 것은 5년 만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공매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있지만 이를 개선시키는 것이 선진 자본시장으로 나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금융주의 거래 대금은 하루 평균 352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 위기 전인 지난 2008년 9352억원을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금융위의 발표 직후에도 은행주들은 연일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 자금의 유입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공매도 금지가 해제된 다음 날(11월 14일) 은행과 보험주의 공매도 거래량은 32만주를 기록했다. 증권사 주식의 공매도 거래는 무려 347만4000주가 이뤄졌다. 거래 금액으로 따지면 342억1000만원이다.
서태종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주식시장 상황과 연결돼야 하겠지만, 앞으로 기관투자자의 거래가 상당 부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