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2천억원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실체가 없다는 주장은 KCC측의 착오에 의한 것이나, 회계장부상의 문제는 숫자만 틀릴 뿐 상당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LNG선 존재여부 - 해양수산부의 '운항선박명세서'에 따르면 이날 현재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LNG선 가운데 '현대 아쿠아피아', '현대 코스모피아', '현대 오션피아' 등 3척이 지난 2000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KCC측은 당초 2000년에 취득한 현대상선의 LNG선은 2척만 확인된다고 밝혔었다.
◆공기구 비품, 기계, 장비 등의 가공자산 - 삼정회계법인은 17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현대상선 감사보고서를 통해 "현대상선은 과거 공기구비품 2천508억여원, 기계장치 1천465억여원을 과다 계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KCC측이 제기한 4천여억원 상당의 가공자산과 거의 맞아 떨어진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도 "대부분이 외국에 있는 자산들이어서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사실일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과다한 외상매출채권 - 역시 삼정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매출채권 2천250여억원을 과다계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말 현재 현대상선의 외상 매출채권이 총매출의 31.8％로 동종업체의 10배에 달한다는 KCC측 주장이 일부 사실임을 인정한 것이다.
◆거액의 대손처리 - 지난 2002년 현대상선이 대여금 1천311억원과 매출채권 552억원 등 세법상 인정되지 않는 거액의 비용을 대손처리했다는 KCC 주장에 대해 현대상선은 적법하게 처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일 가능성이 큰것으로 지적됐다.
◆고의적 손실은폐 - 고의로 장부를 고쳐 손실을 은폐했다는 KCC측 주장에 대해현대상선은 "외부감사인과 협의하에 회계를 수정했고 이를 주주들에게 알렸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계상의 문제가 있었고 고의 여부를 떠나 이를 뒤늦게 고쳐 주주들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분식회계 여부 - KCC 관계자는 "현 경영진이든 전 경영진이든 거짓 회계를 꾸민 것은 분명한 분식"이라며 "그동안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상선 관계자는 "분식회계가 아니라 회계상의 허점"이라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올해 보수적인 기준에서 감사를 받다보니 과거에 허용되던 것도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같은 회계문제가 과거 대기업 관행이나 대북송금과 관련되지 않았다고 확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재무제표상의 분식은 아니며 과거 분식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