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맥투자증권이 파생상품 주문 실수로 수백억대 손실을 내 시장에 충격을 준 일이 있습니다.
파생상품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하지만 그만큼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입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한번의 실수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으니 이러한 일은 증권시장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에도 증권사 직원의 파생상품 주문 실수로 피해를 입은 민원인들이 줄을 잇습니다.
투자자 A씨가 선물 옵션(futures option) 거래를 했다가 손실을 본 이야기입니다.
A씨는 평소 자주 거래하던 한 증권사 영업점에서 위탁 계좌를 만들고 선물 옵션 거래를 했습니다.
500만원을 투자하면서 B차장에게 매매를 위탁, 행사 가격(만기일의 예상 가격) 145의 풋옵션(put option) 매수를 주문했습니다.
풋옵션은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가격이 1000원인 주식을 매수했을 때 여기에는 향후 만기일 당시 900원에 팔 수 있는 권리와 프리미엄 100원이 포함됩니다. 주가가 900원 이하로 내리면 싼 주식을 비싸게 팔아 차익을 얻지만 만일 주가가 올라 900원에 파는 것이 손해라면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프리미엄 매입에 따른 100원만 손실을 입습니다.
A씨의 매매를 위탁 받은 B차장은 실수로 행사 가격 142.5인 풋옵션을 매수했습니다.
다음날 A씨는 주문한 내용과 다르게 계약이 체결된 것에 대해 항의했고 B차장은 본인의 실수를 인정, 원래대로 원상회복시킨 뒤 차액을 변상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가격의 변화를 지켜보고 나중에 결정하겠다며 원상회복을 2차례나 거절했습니다.
결과적으로 A씨는 풋145 대신 풋142.5를 매수했다가 1100만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A씨는 B차장이 300만원을 배상할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하며 보상을 요구했으나 문제는 녹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증권사 측은 B차장이 실수한 것은 사실이나 300만원을 배상하겠다고 한 일은 없는 만큼, 추가 보상을 할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B차장이 스스로 인정한 바와 같이 주문 실수를 한 것은 분명하며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감안할 때 배상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손해배상의 범위에 있어서 A씨가 주문 실수를 안 시점까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인정할 수 있다. 그 이후의 손실은 A씨의 투자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금감원은 증권사에 16만8570원을 지급하라고 중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