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500만 근로자들이 '13번째 월급'을 준비하는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연말정산은 꼼꼼함 이외에 달리 '왕도(王道)'가 없다.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받으려면 필요한 증빙서류 등을 철저히 챙겨 확인하고 제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대부분 증빙서류는 오늘 1월15일 오픈이 예정되어 있는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www.yesone.go.kr)'를 이용하면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가 되지 않는 증빙서류는 근로자 개개인이 손수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의료비가 간소화 홈페이지에서 조회되지 않는 경우에는 간소화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영수증 발급기관의 연락처를 확인해서 해당 의료기관에 직접 문의하면 된다.
1월15일부터 1월20일까지 '조회되지 않는 의료비 신고센터'에 신고하면 국세청이 의료기관 등에 누락된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영수증 발급기관이 전산으로 자료를 제출하면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제공 받을 수 있다.
다만 1월22일 이후에도 조회되지 않는 자료는 간소화서비스를 통해 추가 제공이 되지 않으므로 해당기관에서 직접 영수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기본서류(소득공제신고서, 주민등록등본 등)도 근로자 개인이 직접 준비해 원천징수의무자(회사) 등에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본격적인 증빙서류 확보에 나서기 전, 달라진 세법을 확인해 보는 것도 필수다. 달라진 세법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에 맞는 증빙서류를 확보하는 것이 시간을 줄이고, 혜택도 더 받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 신용카드 공제율 축소, 직불카드가 '답(?)' = 올해 연말정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 유리지갑 월급쟁이들에겐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정부는 카드사용 활성화라는 정책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됐다는 판단 하에 20%였던 공제율을 15%까지 인하했다.
반면 현금영수증의 활성화를 위해 현금영수증 공제율은 20%에서 30%로 늘었고, 직불카드는 30%를 유지했다. 또 전통시장 사용분과는 별도로 대중교통 이용분에 대한 공제한도가 100만원 늘어, 공제한도는 최대 4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증액됐다.
언뜻 보면 신용카드보다 공제율이 높은 직불카드나 현금을 이용하는 것이 소득공제 혜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직불카드만 쓰는 것이 꼭 정답은 아니다.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선 신용카드와 직불카드·현금영수증 사용액을 합친 금액이 총급여의 25%를 넘어야 한다. 소비액이 연소득의 25% 미만이라면 어차피 소득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직불카드를 쓰기보다는 각종 부가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A씨가 2000만원의 소비를 했다 치자. 총급여의 25%인 1250만원을 뺀 750만원만 소득공제 혜택 대상이기 때문에 만약 750만원을 모두 현금영수증이나 체크카드로 썼다면 30%인 225만원을 소득공제 받게 된다.
결국 소비액이 연봉의 25%를 넘길 경우에만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보다 높은 직불카드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편 티머니와 같은 선불교통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에는 카드회사 홈페이지에 소득공제 카드로 등록하면 연말정산시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소득공제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 소득공제 종합한도…방과 후 '교재비'도 공제 받자 = 고소득자에 대한 과도한 소득공제 적용을 막기 위해 '소득세 특별공제 종합한도' 제도가 신설됐다. 의료비·교육비 등 일부 항목에 대해 소득공제 합계액이 2500만원을 넘어서지 않도록 한 제도로 고소득자 입장에서는 소득공제 혜택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
구체적으로 종합한도 대상에는 보험료(일반보장성), 의료비(일반), 교육비(일반), 신용카드, 주택자금, 지정기부금, 청약저축, 우리사주조합 출연금, 중기창업투자조합출자금 등이 포함됐다.
다만 지정기부금과 다른 공제금액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공제금액 합계를 계산할 때 다른 공제금액을 먼저 합계액에 산입하며, 2500만원 초과액에 지정기부금이 포함되어 있으면 기부금은 이월해 필요경비에 산입하거나 소득금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
아울러 초·중·고교생들의 방과후 학교 교재구입비가 공제대상에 포함됐다. 기존 공제 혜택을 받던 방과후 학교 수업료에 교재비가 공제대상으로 추가된 것이다.
취학 전 아동을 위한 유치원·어린이집의 방과후 과정 특별활동비, 교재구입비, 급식비도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교재비는 학교 등에서 일괄 구입하는 것에 한하되, 학교 외에서 구입한 것은 학교장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체육관 등 학원에 낸 교육비는 취학 전 아동에 대해서만 교육비 공제가 가능하고 초·중·고교생은 적용되지 않으니 유념해야 한다.
□ 월세소득공제 확대…생산직근로자 '숨통' = 무주택 서민근로자 지원을 위해 월세소득공제가 확대됐다. 연봉 5000만원 이하 무주택 근로자들에 대한 월세 소득공제금액이 지출액의 40%에서 올해부터 50%로 확대된 것.
여기에 더해 주택 월세 소득공제와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 소득공제 대상 주택에 국민주택규모(85㎡)의 주거용 오피스텔도 포함됐다.
다만 지난 8월 발표한 전·월세대책에 따라 올해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 8월13일 이후 지급한 월세액부터 공제가 가능하다. 또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선 집주인에게 월세를 받았다는 증명서류를 받아둬야하니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아울러 내년 1월1일부터는 월세 소득공제율이 현 50%에서 60%로 올라가고 공제한도도 최대 3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확대될 예정이니, 다음 연말정산을 위해 반드시 기억해 두도록 하자.
생산직근로자의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비과세 범위도 확대됐다.
작년엔 월정액 급여 100만원 이하, 총급여 2000만원 이하인 생산직 근로자에 한해 야간·휴일 근로수당(연 240만원 한도)이 비과세 대상이었지만 올해부터 월 150만원, 총급여 2500만원 이하로 범위가 넓어진 것.
하지만 구내식당, 구내이발, 세탁공, 보완업무 관련 종사자, 선장 등은 한국표준직업분류에 의한 생산 및 관련종사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