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세금을 보며 속이 쓰렸던 월급쟁이들에게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리는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왔다.
월급쟁이들은 신용카드 대금, 의료비, 교육비, 연금보험료 등 버는 것보다 돈 쓸 일만 많았던 한 해라고 씁쓸해 할지 모르지만 이런 것들만 꼼꼼히 따진다면 쓴 만큼 돌려받을 수 있다.
이것이 '소득공제'를 연말정산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 중에 하나다.
하지만 무턱대고 영수증만 챙겨 제출한다고 해서 환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말정산 소득공제는 근로소득공제와 인적공제, 연금보험료, 특별공제(의료비·교육비 등), 기타공제로 나뉘며 세부 항목만 30여개에 달한다. 또 항목마다 공제율이 달라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받을 수 있는 것도 받지 못하는 수가 생긴다.
□ 기본 중의 기본 '근로소득공제' = 연말정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근로소득공제'. 월급쟁이인 것만으로도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이를 꼼꼼히 따져보는 근로자는 그리 많지 않다.
말 그대로 '기본'이기 때문에 굳이 따지지 않아도 환급받을 것이라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근로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기본이 되는 '총급여'를 알고 있어야만 다른 소득공제 항목에서도 내가 얼마나 환급받을 수 있는 알 수 있게 된다.
근로소득공제는 연봉에 부과되는 소득세를 일정부분 공제해주는 것으로 숙직비, 식대, 육아휴직수당 등 비과세 소득을 제외한 '총급여'의 일정비율을 공제받게 된다.
총급여액 500만원 이하인 경우 근로소득공제율은 총급여액의 80%이며 총급여 500만~1500만원 이하는 400만원(+500만원 초과분의 50%), 총급여 1500만~3000만원 이하는 900만원(+1500만원 초과분의 15%)이다.
총급여 3000만~4500만원 이하는 1125만원(+3000만원 초과분의 10%)이며 총급여 1275만원(+4500만원 초과분의 5%)를 공제받는다.
월 급여 200만원(기본급 100만원)인 A씨의 상여금은 기본급의 600%, 비과세 급여 250만원, 자녀학자금 지원금액 80만원을 1년 동안 받았다고 가정했을 경우, A씨의 총급여는 비과세 급여 250만원을 제외한 3380만원이 된다.
그렇다면 A씨는 총급여 3000만~4500만원 구간에 해당되고 기본공제 1125만원에 초과분 380만원의 10%인 38만원을 더해 1163만원이 근로소득공제 금액이 된다.
□ "많은 부양가족에 힘든 당신, 혜택으로 돌려받자" = 부양가족이 많아서 힘들었던(?) 근로자는 연말에 더 큰 혜택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연말정산 소득공제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는 항목이 바로 '인적공제'이기 때문이다. 근로자 본인과 연간 소득금액이 없거나 연 소득금액이 100만원 이하인 배우자는 기본공제(1명당 150만원)가 가능하다.
만 20세 이하 자녀와 입양자녀, 만 60세 이상 부모님과 만 20세 이하 혹은 만 60세 이상인 형제자매를 부양하고 있다면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 6개월 이상 직접 양육하는 위탁아동도 포함된다.
장애인의 경우에는 나이 제한이 없고 기본공제에 더해 연 200만원의 추가공제까지 받을 수 있지만 해당 장애인이 연 소득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공제를 받을 수 없다.
만약 기본공제대상자 중 만 7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거나 6세 이하 자녀가 있다면 1명당 연 100만원을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자녀를 출산했거나 입양하는 경우에는 1명당 200만원의 추가공제 받을 수 있다.
자녀가 많은 경우라면 다자녀 추가공제도 가능하다. 기본공제대상 자녀가 2명인 경우 100만원, 3명인 경우 300만원, 4명인 경우 500만원, 5명인 경우 700만원의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
□ "보험료·의료비 등 알뜰하게 챙기면 큰 혜택" = 가계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보험료와 의료비, 교육비 등을 잘 챙기기만 해도 상당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장기요양보험은 전액 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생명보험, 상해보험 등의 보장성 보험료와 장애인전용보장성보험은 연 100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본인이나 부양가족 중 장애인, 만 65세 이상자의 의료비나 의약품 등은 총급여의 3%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부양가족은 연 700만원 한도 내에서만 공제가 가능하다.
대학이나 대학원 등 본인의 교육비는 전액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취학 전 자녀의 교육비와 초·중·고등학생의 교육비는 1명당 연 300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대학생은 1명당 연 900만원, 장애인 재활교육비는 전액 공제가 가능하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등도 납입한 보험료를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납입금 합계액이 연 4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선 공제하지 않는다. 개인연금저축의 경우에는 연간 72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며 2000년 이전에 가입한 연금저축이라면 납입액의 40%를 공제받을 수 있다.
이밖에 정치자금 기부금, 법정기부금 등은 전액을 공제받을 수 있으며 우리사주조합기부금은 소득금액의 3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 "미혼 근로자, 신용카드·체크카드 공제 챙겨라" = 미혼인 근로자에게는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미혼 근로자들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의 소득공제를 꼼꼼하게 챙겨야만 '13월의 보너스'를 알뜰하게 챙길 수 있다.
신용카드는 총급여의 25%를 초과한 사용액의 15%를 공제받을 수 있으며 현금영수증, 직불카드, 선불카드, 전통시장 사용분, 대중교통 이용분은 30%를 공제받을 수 있다.
공제한도는 연 300만원이나 총급여액의 20% 중 적은 금액으로 하며 전통시장 사용분은 100만원, 대중교통 이용분은 100만원까지 가능하다.
□ "집 없어 서러운 서민들, 월세공제 받자" = 치솟은 전월세에 허리가 휘어지는 서민들이라면 월세공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무주택 세대의 세대주로서 근로소득이 있다면 월세액이나 주택임차를 위해 차입한 차입금의 이자 등을 상환하거나 지급월세액에 대해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주택마련저축(청약저축·주택청약종합저축 등)과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 상환액, 월세액 등은 이 모든 것을 합쳐 연 3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며 장기주택저당 차입금 이자상환액은 연 5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단, 월세액을 공제받으려면 무주택 세대주의 총급여가 5000만원 이하여야 하고 주택규모가 국민주택규모(85㎡) 이하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