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신동주 부회장, 롯데제과 주식 왜 매집할까?

롯데그룹 신동주 부회장의 최근 롯데제과 지분 매입 배경을 놓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2003년 롯데칠성 지분 매입 이후 10년 만에 거액의 사재를 투입, 유독 롯데제과 지분만 계속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호텔롯데를 등에 업은 신동주 부회장이 향후 경영권 향배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롯데제과에 대한 지배력 강화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한국 롯데는 신동빈, 일본 롯데는 신동주’라는 역할 분담이 이뤄져 별 의미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그룹의 현상황을 감안하면 신동주 부회장의 움직임은 단순한 지분 매입 그 이상의 시사점이 있다고 보고 관련 상장사 주가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지배구조 정점 호텔롯데 지배한 신동주 부회장, 확고한 장악 위한 포석?

롯데그룹의 차기 대권 향배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호텔롯데를 핵으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 상층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는 신동주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그런데 신동빈, 신동주 두 형제의 국내 계열사 지분 분포 상황을 볼 때 일본롯데홀딩스 역시 형제간 지분율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경제개혁연구소 채이배 연구위원은 한 보고서에서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지분을 두 형제에게 거의 동일하게 보유하게 한 점을 미뤄볼 때 일본 롯데그룹도 두 형제가 유사한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434억원, 신동주 부회장 역시 214억원 등 거액의 사재를 털어가면서 계열사 주식매입에 나서고 있다. 그 이유가 뭘까?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월 롯데푸드를 시작으로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칠성, 롯데손해보험 주식을 사들였다. 신동주 부회장 역시 지난해 1월 롯데푸드, 8월부터 지난 연말까지 매달 롯데제과 주식만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종전 3.48%에서 3.69%로 높였다.

신동빈 회장의 경우엔 계열사 흡수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 해소용 주식 인수, 또 롯데케미칼, 롯데손보의 경우 자기주식 처분 결정에 따른 매입이였다.하지만 신동주 부회장의 경우엔 롯데푸드를 제외하곤 줄곧 롯데제과 주식만 거둬 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롯데쇼핑이 롯데미도파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 해소 물량 6500주를 지난해 6월 신동빈 회장이 매입해 지분율이 종전 4.88%에서 5.34%로 0.46%포인트 증가한데 대한 반작용으로 보고 있다.

즉 신동주 부회장 측에서 신동빈 회장과의 벌어진 격차를 메우기 위한 매입이라는 것이다.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가운데 어느 한 쪽이라도 힘의 균형이 깨지면 그룹의 지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롯데쇼핑의 지분차가 미미한 상황에서 롯데쇼핑의 지분 7.9%를 가진 롯데제과의 확고한 지배력을 갖는 것은 의미있는 포석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경우는 주가하락, 또는 계열사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 해소를 위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으나, 신동주 부회장의 경우 제과분야에 관심이 많고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신동주 부회장, 제과 분야 관심 많아... '왜'?

여기서 롯데 측이 전한 신 부회장의 ‘관심’의 속뜻은 무엇일까?

롯데제과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1940년대 일본 껌시장을 석권하며 일본 롯데그룹을 일으킨 후 1967년 국내에 진출하면서 설립한 한국 롯데의 모태회사다. 더불어 롯데쇼핑 7.9%의 지분과 롯데칠성 17.7% 등 16개사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경영권 향배에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 증권전문가의 평가다.

이 전문가는 “롯데제과를 확실하게 장악하면 롯데쇼핑의 지배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동시에 롯데제과가 가지고 있는 한국롯데의 정통성마저 차지하게 된다”며 “이는 곧 롯데그룹의 지배권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