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판매 3년새 2배...GS칼텍스 수출비중 70% 육박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이 국내 정유시장의 수익저하가 장기화 되자 수출확대, 해외현지법인 설립 등 해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정유업이 호황이었던 시절 시설투자로 생산능력을 늘려놨는데 정부의 가격통제에 경기침체로 내수시장에서 좀처럼 이익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2%에 불과하던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에는 급기야 적자로 전환되고 말았다.
정유사들은 국내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물론 동남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아예 현지에 공장을 만들어 해외 판매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1년 정유사들의 해외판매비중이 매출의 반이상을 차지했다. GS칼텍스는 해외 판매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있어 내수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영업구조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석유생산능력은 2012년 기준으로 연간 10억 배럴이지만 국내 석유수요는 8억배럴 수준이다. 생산량의 20% 정도가 남아 도는 것이다. 거기에 최근 늘어나고 있는 수입물량 3억 배럴까지 합쳐지면 공급과잉 규모는 40% 수준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시장이 침체되면서 해외판매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2009년 48조원이었던 해외판매량이 2012년에는 100조원을 넘겨 3년 사이 해외판매 규모가 2배로 증가했다. 국내 정유4사는 매출의 57%를 해외시장에서 올렸다. 그 비중은 지난해에 더욱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유4사 해외판매 실적 및 비중 (조원, %)
◆ 정유4사 :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 현대오일뱅크 자료 : 각회사 사업보고서
신시장 개척, 판매전담 법인 설립, 고부가제품 개발
정유사들은 수출과 해외판매를 늘리기 위해 신시장개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성장률은 높지만 아직 원유정제시설을 갖추지 못한 동남아시아 국가 공략에 적극적이다.
이와 함께 품질을 개선하고 기능성 있는 고급 석유제품을 개발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와 함께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스페인 등에 생산·판매 기지를 구축해 현지화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해외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SK에너지 산하에 있던 트레이딩 사업부를 분사시켰다. 석유제품에 특화된 글로벌 트레이딩 전문회사로 성장시켜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는 SK의 생산물량을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GS칼텍스가 수출을 위해 정유제품을 선적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12년에 생산량의 65%를 해외에 판매해 22조원이 넘는 외화를 벌어 들였다. 지난해에도 해외판매가 계속 늘어나 3분기까지 해외비중이 67%에 이르러 정유사중 가장 해외영업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수출 대상국도 중국, 일본에서 인도,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고급 윤활기유 수요가 많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도 글로벌 메이저들과 장기계약을 완료했다”며 해외판매 성과가 한단계 위로 도약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S-OIL도 이미 60%가 넘는 해외판매 비중을 더욱 높인다는 전략이다.
최근 싱가포르에 이어 중국 상해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지사를 신설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정유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수출과 현지법인 설립 등 해외판매를 통해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중동국가나 중국, 인도가 최근 시설투자를 늘리고 있어 품질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만 안정적인 해외판매 성과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