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개인적 치부 위한 범행과 차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3년, 벌금 50억 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재판장 김기정 부장판사)는 11일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김 회장 등 배임 사건에 대한 선고에서 일부 유죄 부분에 대해 배임액이 줄어들었고, 무죄 부분에 대한 검찰의 공소제기 부분을 파기하면서 관련 피고인 모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홍동옥 당시 한화 경영기획실 재무팀장의 경우 징역3년, 벌금 10억 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고, 어성철 당시 경영기획실 재무팀 부장에게는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 허원준 (주)한화케미칼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개인적 치부를 위한 전형적인 범행과 차이가 있어 상당 부분 참작할 여지가 있고 피고인이 꾸준히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해 1597억원을 공탁했다"며 "그동안 경제 건설에 이바지한 점, 건강상태가 나쁜 점도 참작했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김승연 회장의 경우 한화그룹 총수로써 한국 경제에 기여한 점과 건강이 극히 좋지 않은 점을 양형 이유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화 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한유통과 웰롭 등에 대한 부당지원, 이른바 돌려막기는 실제 아무런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수천억 원의 피해를 발생하게 할 위험을 내포하는 것으로 그것 자체로 결코 가볍지 않는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파기 환송심에서 쟁점이 됐던 여수시 소호동 한화석유화학 부동산의 저가매각에 대해서도 실제 감정가에 비해 약 47억 원 정도 싸게 매각됐다며 배임의 고의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봤다고 밝혔다.
이어 계열사 간에 부동산을 저가로 매각했다가 고가로 매수하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주주 등과 독립된 개별 회사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해 비록 모든 피해회복 조치가 이뤄지긴 했지만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 회장이 계열사에 1597억 원 전액을 공탁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을 참작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뒤 1년 6개월 만에 집행유예 선고를 받게됐다. 그는 2013년 4월 2심에서 배임액 축소와 피해액 변제 등을 참작해 징역 3년으로 감형받았다.
김 회장은 대법원이 작년 9월 원심 판단 일부를 파기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추가 심리를 거쳤다.
김 회장은 이날 환자복에 마스크를 쓰고 병상에 누운채로 의사와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법정에 출석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수감된 지 4개월여 만에 건강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김 회장은 이날 집행유예 선고로 구속 피고인 신분에서 벗어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