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사진 좌측)와 강형원 청장(사진 우측)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지난 달 14일 대구지방국세청장에 취임한 강형원 청장은 1988년 남대구세무서에서 국세공무원의 길을 걷기 시작해 23년 만에 고향 대구에 복귀했다.
가희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 불릴 만한 행보지만 녹녹치 않은 대구의 경제사정 때문에 강 청장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강 청장은 지난 13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구국세청장으로 부임해 한 달여 간 지켜본 결과 현재 대구 경제 사정이 좋지 않지만 인프라를 확장하고 국가산업에 힘쓰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어, 차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자동차 부품산업 쪽으로 유지는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어렵다"며 "1인당 GRDP(지역내 총생산)가 수년째 전국에서 가장 낮게 나타나는 등 지역에서 국세청을 바라보는 시선도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청장은 이에 "가능한 기업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지하경제 양성화 측면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약간 모순되는 부분이 있지만 기업의 심리를 안정화 시키는 것이 첫째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V자로 날아가는 기러기도 맨 앞에 위치한 기러기는 힘들기 때문에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나아가는데, 기업 역시 마찬가지"라며 "자신의 욕심만 채우려는 기업을 골라내 성실과 불성실을 차별해 공정한 시장경쟁이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및 사진 : 이현재, 김용진 기자
Q. 늦었지만 대구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취임 한 지 한 달여가 지난 시점인데 고향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국세청의 수장으로 부임해 감회도 남다를 것 같다. 부임 소감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제 고향이자 국세공무원으로서 첫 발을 디딘 대구·경북지역의 국세청장으로 부임하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회가 새롭다. 조직을 사랑하는 마음과 업무에 대한 열정이 뛰어난 대구청 직원들과 함께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어려운 세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업무에 충실히 임해주고 있는 직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구·경북지역의 경제가 취약한 산업기반과 미 연준의 양적완화규모 축소, 엔저 현상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국세청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Q. 한 달여 정도 대구국세청장으로 일을 했다. 짧은 기간 이지만 관내 여러 곳을 둘러보며 현장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리라 여겨진다. 대구 지역의 경제상황이 어떠한 지 궁금하다. 아울러 지난해 대구국세청 세수상황과 올해 세수상황은 어떠한가.
☞ 지난해 말 지역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부품 산업의 호조가 주춤하면서 제조업생산이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수출 또한 전기전자, 화학공업 등의 부진으로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지역경제는 여전히 어려움에 처해 있다.
다만, 테크노폴리스 등 현재 진행 중인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국내외 기업 투자 활성화와 첨단산업 유치 등으로 지역경제가 다시금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같이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지난해 대구지방국세청의 세수실적은 2012년보다 상승했지만 이는 경기호전에 따른 세수증가가 아니라 수출 기업의 원자재 수입실적 감소에 따른 부가가치세 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연초부터 경기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고 지역의 '신성장 동력산업'의 부족으로 금년 세수 여건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Q. 대구경북 지역은 유서가 깊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경제환경은 타 지방국세청 관할에 비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계획하고 있는가.
☞ 우선 지역 경제인, 납세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기업의 애로·건의사항을 경청하고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세무행정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항상 고민하면서, 납세자 중심의 세정을 펼치겠다.
수평적 성실납세협약제도를 정착시키고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일자리 창출기업은 정기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 제외하는 등 기업 경영활동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세정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영애로 기업에 대해서는 세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납기연장, 징수유예, 환급금 조기지급 등 자금편의를 최대한 제공하고 A·I, 폭설 등 재해피해 납세자에 대해서는 피해상황을 유관기관 및 현장방문을 통해 신속히 문제점을 파악할 것이다.
또한 능동적으로 세정지원을 전개해 피해사업자의 조기 회복에 도움을 주고, 간접 피해 및 거래처 재해로 애로를 겪는 사업자까지도 적극 지원하겠다.
이외에도 '영세납세자 지원단'의 내실 있는 운영과 전통시장 방문 세무상담 실시 등 소규모 영세 사업자에 대한 세정지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계획이다.
Q.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세정지원도 중요하지만 '세수확보'라는 본연업무 또한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된다. 지역 경제활성화와 세수확보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 세무조사 사이에 합리적 균형점을 찾는 일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두 과제를 어떻게 조화롭게 달성해 나갈 계획인지 듣고 싶다.
☞ 공정하고 투명한 세무조사 행정으로 납세자들로부터 공감을 얻는데 주력할 것이며 세수확보를 위한 인위적이고 무리한 세무조사는 절대 없을 것이다.
성장잠재력 둔화 및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국제 원자재값 불안, 환율 문제 등 2014년에도 세수여건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략적인 세무조사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저해하지 않도록 중소기업·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한 조사부담은 축소하고, 조세정의에 역행하는 지하경제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지속추진 하겠다.
중소법인·소상공인 등에 대해서는 조사비율을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성실사업자는 간편조사 및 사무실 조사 실시로 조사부담 최소화하는 한편, 조사과정에서 성실사업자로 판단될 경우 조사기간 단축을 통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유예제도 선제적 안내 및 조세회피 목적이 아닌 실질적 어려움이 있는 납세자의 조사연기 신청에 대한 적극 검토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겠다.
다만, 대법인․대재산가의 불공정거래를 이용한 변칙적 탈세, 고소득자영·민생침해·세법질서 훼손 등의 고질적인 탈세 및 반사회적인 역외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함으로써 지하경제 양성화에 조사역량을 집중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