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리보(LIBOR)사태…금융 신뢰 무너져
'1년 7개월째' 공정위 조사중…정치권, 질타
지난 2012년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CD(양도되는 예금증서) 금리 조작 사건이 약 2년 만에 다시 국회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영국에서는 런던 은행들이 리보(London inter-bank offered rate)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지며 전 세계적 이슈가 됐다.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1년 7개월이 넘도록 정부 당국의 조사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CD 금리는 금융시장의 단기 차입 및 주택담보대출 등 여러 거래에서 기준 금리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당시 대출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거나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청구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컸다.
현재 법원은 1심에서 은행들이 CD 금리를 담합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린 상태. 공정거래위원회는 별도로 조사를 진행중이다.
유일호 의원은 "조사가 시작된 지 1년 7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조사중인가"라고 물으며 "지난 국감에서도 공정위는 조속히 조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했으나 아직도 조사중이면 조속히는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여전히 안일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조사 의지가 약한 모습을 보여 더욱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현재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이라 내용을 밝히기가 부득이 어럽다"며 "저희도 곤혹스럽다. 사회적 파장이 커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공정위는 당시 은행들의 CD 금리 의혹을 제기하며 직접 조사에 나섰다.
조사를 받은 곳은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 10개이다.
공정위는 시중은행 임원들이 정보 교환을 위해 정기적으로 모이는 자리에서 담합을 했을 것으로 의혹을 제기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은행 소관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CD 금리 담합에 대해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공정위와 대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의 관리와 감독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금융 당국도 비판을 받았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법에 따라 처리하면 금융위는 필요한 제도 개선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