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통 한은맨, 내부 신임 두터워 발탁"
한국은행 차기 총재 후보에 이주열(62, 사진) 전 한은 부총재가 선임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에 이주열 전 한국은행 부총재를 내정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주열 총재 내정자는 정통 한은맨 출신으로 대표적인 통화정책전문가로 꼽히며, 외부 출신이었던 김중수 총재와는 다른 성향을 보여준 인물이다.
특히 이주열 내정자는 지난 2012년 부총재를 끝으로 한은을 떠나며 김중수 총재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당시 이 내정자는 이임사에서 "글로벌과 개혁의 흐름에 오랜 기간 힘들여 쌓아 온 과거의 평판이 외면되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며 내부 개혁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그는 "그 간의 개혁으로 우리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었는가를 냉철하게 짚어 볼 때가 됐다”며 “리더와 구성원이 조직의 가치를 서로 공유해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변화가 모색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시 한은 내부에서는 김중수식 개혁에 대한 반발 기조가 상당했고, 한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주열 전 부총재의 일침에 상당 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는 30년 이상 한은에서 열심히 일한 직원들보다는 해외파 인재를 중시하고, 시장과의 소통 실패로 '한은이 청와대의 남대문출장소'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던데 대한 반발이었다.
이 때문에 이주열 내정자가 김중수 총재식 개혁과 통화정책, 조직운영 등에 있어 상당 부분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내정자는 1952년 7월 강원 원주에서 출생해 원주 대성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해 주로 조사파트와 국제·외환부서를 거쳤고 조사국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등 핵심부서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7년에 한은 부총재보에, 2009년에 부총재에 올랐으며 퇴임 이후에는 연세대 특임교수로 활동해 왔다.
청와대 측은 이번 인사와 관련 "이주열 내정자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해 35여년간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 정책기획국장, 부총재보, 부총재 등 주요 보직을 두로 역임한 정통 한은맨으로 한은 업무에 누구보다 밝다"며 "판단력과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식견과 감각을 갖췄으며 합리적이고 겸손해 조직내 신망이 두터워 발탁했다"고 밝혔다.
김중수 현 한은 총재의 임기는 이달 31일까지이며, 이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