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엔 생산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면 이를 소비자들이 구매하던 방식이었다면, 요즘은 소비자들이 생산 과정에 참여해, 제품 개발 및 유통, 심지어 생산자의 고유 권한이라 여겨졌던 가격 책정에까지 의견을 내며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터넷, 모바일 등 통신 기술의 발달로 정보 확산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흐름의 주도권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넘어가고 있다”며 “특히 요즘은 잠재적 고객층인 젊은 세대와 실 소비주체인 주부들의 적극적인 의견 제시 활동 등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 공모전 통한 신메뉴 개발, 대표 제품 등극 사례 많아...
본죽과 본도시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의 아이디어 공모전은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로 올해 5회째를 맞았다.
본죽은 이 공모전을 통해 고객이 제안한 메뉴를 실제 메뉴로 개발해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0년 ‘제 1회 아이디어 공모전’ 당선작인 ‘불낙죽(대상)’은 출시 이후 본죽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으며, 2012년 본죽 가맹점주가 공모해 수상한 ‘신짬뽕죽’은 해장죽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대표 메뉴로 등극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는 론칭 이후 매년 아이디어 공모전과 맛 평가단 등을 통해 메뉴 개발과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맛 평가단의 아이디어를 반영 선보인 ‘슈퍼스미스 메뉴’는 가격은 1만원 안팎으로 낮추고 신선한 식재료와 맛을 그대로 유지해 누구나 부담 없이 이탈리안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블랙스미스는 메뉴 개발부터 가격 책정까지 고객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 서포터즈 활용, 타깃 고객 마음잡기 나서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
◆…본아이에프의 '본매니아' 활동 모습
고객 공모를 통한 메뉴 개발 외에도 서포터즈 제도를 활용, 타깃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주부들이 소비주체인 외식, 생활가전 등의 업계에서는 이들을 주축으로 서포터즈를 구성, 단순 브랜드 홍보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고객의 소리를 듣고 개선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본아이에프의 주부 서포터즈 ‘본매니아’는 2009년부터 연 2기씩 꾸준히 운영되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매기 경쟁률이 10:1에 달하는 인기 서포터즈다. 본죽과 본도시락의 신메뉴를 시식 및 평가하는 것은 물론 온·오프라인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참여한다.
지난 5년간 다양한 활동을 한 본매니아는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면서 적극적인 프로슈머(Prosumer, 생산적 소비자)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가을 19기를 모집한 농심의 주부모니터는 가정주부로 구성된 아이디어 집단으로 농심 제품에 관련된 전반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제품 개선 작업에 적극 참여하는 서포터즈들이다.
농심은 "홍고추 엑기스를 넣은 빨간 면발은 그대로 두되 더 톡쏘는 매운맛이 필요하다"는 주부모니터 의견을 수렴, '고추비빔면'에 기존보다 4~5배 더 매운 하늘초를 사용해 좋은 반응을 이끈 바 있다.
LG하우시스의 주부 프로슈머 그룹인 '지엔느(z:enne)'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 인테리어자재 개발과 마케팅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친환경 인테리어의 중요성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한다.
LG하우시스는 인테리어 트렌드와 친환경 공간에 민감한 여성 고객을 대표하는 지엔느의 의견을 수용하며 타깃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본아이에프 경영지원실 이진영 실장은 “본아이에프 아이디어 공모전은 김난도 교수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4’에 소개될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공모전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업계를 선도하기 위해 공모전을 비롯한 서포터즈, 품평회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