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성장률 하락
물가불안 크지 않아 연내 현 금리 수준 유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로 4.1%가 제시됐으며, 세월호 침몰 사고 등이 경제성장의 방향성에 변화를 줄 '뜨거운 감자'로 부각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8일 중구 명동에 위치한 은행회관에서 2014년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당초 예상치와 비슷한 4.1% 성장을 전망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내놓은 경제성장률 4.0%와 비슷한 수치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분기별로 전기대비 1% 내외의 비슷한 속도의 성장세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확장기를 느끼기 힘든 밋밋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연구원은 민간소비는 전년보다 개선된 GDP 성장률과 지속적인 물가안정에 힘입어 올해 민간 소비 성장률은 작년 2.0%보다 높은 2.9%를 기록할 것으로 봤으며, 설비투자도 수출증가세와 정부의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6.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연구원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박 실장은 "세월호 침몰사고는 소비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민간소비 증가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구원이 실시한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세월호 침몰사고로 2분기중 소비자심리지수가 월평균으로 전분기대비 1포인트 하락하면서 2분기중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대비 0.22%포인트, 2014년중 실질 GDP 성장률은 0.0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국내소비지출 중에서 특히 의복·신발·가방 등 준내구재 및 음식료·의약품 등 비내구재 소비지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으며, 서비스지출 중 일부를 포함할 경우에는 민간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세월호 침몰사고 충격은 산업별로 비대칭적으로 나타나 특히 운송, 숙박, 여행업체 등 관련 산업에 대한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세월호 침몰사고를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이에 따른 경제성장 영향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세월호 사고가 조기에 수습돼 하계휴가까지 영향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이 경우 동일한 규모의 소비를 3분기로 이연시키며 연간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이 가장 가능성 높게 보는 시나리오는 두번째다. 소비심리 저하가 2분기에만 나타나고 소비는 이연되지 않는 것. 이 경우 경제성장률은 0.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마지막은 소비심리지수 하락이 3분기까지 비슷한 정도로 지속되는 경우인데 이 시나리오 하에서는 경제성장률이 3.9%까지 곤두박질을 치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졌다.
박 실장은 "올해 우리 경제는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다소 더디지만 수출이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당초 전망치와 비슷한 4.1%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며 "세월호 사고에 따른 소비심리 부진의 지속 여부에 따라 성장률이 달라질 수 있는데 2분기 소비자심리지수의 월평균이 작년 말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실질 GDP 증가율은 0.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현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 실장은 "통화정책은 올해 중 물가불안 우려가 크지 않은 가운데 잠재성장률 수준의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므로 현재의 금리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연내에 금리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 제고 및 성장잠재력 향상을 위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실장은 "세입 측면에서는 향후 고령화, 복지, 통일 등으로 인한 정부지출 확대 필요성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세수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세출 측면에서는 단기적인 경기부양보다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투자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