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태 수습과 관련해 정부의 늑장 예산집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직·간접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 예산총괄 부처인 기획재정부로서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웠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정부의 세월호 사고 지원대책 및 재난·안전 예산현황을 보고 받았다.
하지만 재난 예산 관련한 정부차원의 집계는 물론, 세월호 사태 수습과 관련한 예산집행이 늦어졌다는 근거로 여야 의원들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비난을 쏟아 부었다.
특히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책임론까지 나왔다. 세월호 침몰 당시 국무총리의 부재로 실질적인 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에서 부처 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은 "감시감독, 인명구조 등을 컨트롤 하지 못하고 재난예산과 관련해서 늦게 지원 됐다는 건 잘못이다"며 "대구 지하철 사건은 2주면 충분했고,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경우도 10일 만에 긴급 재난 예산이 투입됐는데, 보험사에서 약관 따지듯 한 점은 예산집행 책임부처인 기재부로서 잘못을 범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세월호 참사로 인해 지금까지 투입된 680여억원의 예산 말고 추가적으로 지원하는 예산의 규모는 얼마가 되느냐"고 물었다.
현오석 부총리는 이에 대해 "가족들과 충분한 협의를 해야겠지만, 인양에 대해서나 그런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1:1 맞춤지원 등의 과정을 통해 추가적인 지원할 부분이 있으면 지원하겠다. 지원에 대한 재원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특히 세월호 침몰 당시 부총리 행보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같은 당 홍종학 의원은 "세월호 사고 당시(16일) 국무총리가 한국에 없어 대행을 부총리가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국무총리가 밤 10시에 와서 물벼락 받는 것보다 더한 책임을 부총리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부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안전예산 체계라는 지적에 따라 안전예산 항목을 새로이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국가예산 전체규모 중 안전예산 관한 항목을 설립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기재부 내 안전예산정책관 자리도 만들어 안전관련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는 지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과 직접적인 연관이 강한 세모그룹과 청해진해운에 대한 과세당국들의 미흡한 사전 관리감독 부족과 관련한 질타를 피하진 못했다.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은 "이른바 유병언 일가가 세모그룹 부도 이후에 지금까지 2400억원 가량의 재산보유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자녀들에게 불법 편법 증여한것도 계속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에 원인이 될법한 기업(세모, 청해진)들에 불법, 탈법 등의 조사에 있어서 소홀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과세당국이 탈세혐의를 포착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국세청의 'NRP(National Research Program)'처럼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 등 탈법, 불법 관련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이에 대해 "공감한다. 제도도입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