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에 최경환, 경제수석에 안종범 유력…당내 의원 입각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에 따른 개각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내각과 청와대 개편은 다음 주 예정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전인 이번 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있는 강병규 안전행정부, 이주영 해양수산부, 서남수 교육부 장관 등이 경질대상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정부 내내 여당 내에서조차 사퇴 목소리가 나왔던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과 이미 교체된 국방부 장관까지 7~8명의 중폭개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 총리 임명제청권 무력화…책임총리 없다 = 문제는 개각 절차다. 장관 임명 절차는 총리의 임명제청권을 받아 진행되지만 현재 문 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기간까지 고려할 경우 국정 공백이 커져 청와대는 이번 주 내로 개각명단을 발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와 협의한 후, 제청권은 정홍원 총리가 행사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책임 총리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곧 퇴임할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도 문제이며 지난 10일 지명된 문 후보자가 며칠 사이에 개각 명단을 논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개각 순서가 뒤엉킨 데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책임으로 정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후, 안대희 전 대법관 총리 지명도 늦어진 데다 전관예우로 낙마하면서 개각 일정에 차질을 빚은 원인이 크다.
이와 함께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개각 인사들의 면면이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같은 사람 활용하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객관적 루트를 통한 인사추천보다는 자신과 함께 일한 적이 있거나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인물 등 '연'을 강조한 인사스타일이어서 현 장관이나 수석들이 자리만 옮길 수도 있다.
□ '연(緣)'강조하는 인사스타일 '돌려막기' 가능성↑…與, 의원 입각 기대 = 실제 김관진 국방장관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이전했고, 이병기 주일대사는 신임 국정원장에 내정됐다.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전직도 정무수석이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 부처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고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은 복지부 장관 입각설이 돌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어도 문 후보자가 박정희 대통령기념 재단 이사였다는 점에서 그런 인연을 가진 인물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는 의원들의 입각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법조인, 관료 중심의 현 정부조직이 한계가 드러난만큼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아는 친박 의원들의 입각으로 힘 있게 받쳐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친박계 당 관계자는 "누구보다 대통령을 아는 의원들이 입각을 하면 여야 소통이 그나마 되니까 정책 추진에 힘을 받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최경환 전 원내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이 대선 경선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이며 경제통이다. 박근혜 정부 첫해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경제 정책 전반을 꿰뚫고 있다. 경제관료 출신인데다 이명박 정부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다.
대선 당시 박근혜 정부 경제 정책 기본 방향을 수립했던 안종범 의원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경제팀 각료에 경제 전문가인 이혜훈 최고위원과 참여정부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FTA(자유무역협정)를 타결지은 김종훈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