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과제 우리은행 매각…'더블트랙' 통할까

경영권지분·소수지분 나눠 매각…내년 초 본입찰 실시   

외환 위기 이후 13년 동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정부 품 안에 남아 있던 우리은행이 마침내 더블트랙 방법으로 탈출구를 찾는다.

23일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보고 받은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우리은행 매각은 예보 보유지분 56.97%를 경영권지분(30% 일반경쟁입찰)과 소수지분(나머지 26.97% 중 0.5~10% 희망수량경쟁입찰)으로 나눠 더블트랙 매각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일괄매각을 추진했던 과거와는 차별점을 이룬다.

또 예비입찰, 실사와 가격조정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매각공고, 입찰, 낙찰 및 종결 순으로 속도감을 낸다는 점도 다른 모습이다.

과거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은 3번의 쓴잔을 마신 바 있다.  

지난 2010년 우리금융투자자그룹에서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그외 투자자들이 10% 미만으로 소규모만 참여하자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민영화 중단을 선언했다.

또 2011년에는 대형 금융지주사가 입찰에 빠진 가운데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만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유찰됐다.

2012년에는 유력한 인수후보로 KB금융지주가 거론됐으나 정치적 부담 등을 이유로 막판 입찰을 포기했고,  이외 인수후보로 나섰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IMM PE 등이 동반불참하며 최종 무산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공적 자금 회수가 지연될 뿐 아니라 우리 금융 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리은행 민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해 우리투자증권 등 8개 자회사가 민영화되며 총 3조5000억원의 자금이 회수될 예정이다.

신 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인 우리은행은 매각을 둘러싼 여건이 여전히 쉽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매각 실현가능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며 "더블트랙, 콜옵션 등 새로 시도되는 방식이라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발생할 수 있지만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해 잘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정부가 새롭게 접근하는 매각 방식은 더블 트랙(double track)과 콜옵션(call option) 등이다.

더블 트랙에 의해 분류되는 매각 물량은 각각 30%와 26.97%. 경영권 지분 입찰에서 30%를 매각하고 소수 지분 입찰에서 콜옵션 포함 26.97%를 매각한다.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약 9%이다.

투자 유인으로 부여된 콜옵션 행사에 응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계속 보유해야 하는 지분은 제외한다. 콜옵션은 1주당 0.5주를 부여 받는다.

매각 물량에 이르기까지 높은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 순으로 희망하는 물량을 배분하는 입찰 방식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종료를 목표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방침. 경영권 지분 입찰 대상자 선정과 소수 지분 입찰 낙찰자 선정은 올해 안에 완료하고 내년 초 본입찰을 실시한다. 매각 공고는 오는 9월 발표되며 11월 말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