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우리은행 인수해도 합병 못해"
지난 13년간 길을 찾지 못했던 우리금융 민영화가 속도를 내며 본격 궤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이후 3차례 실패한 만큼 정부는 경영권 지분, 투자 지분을 따로 매각하고 콜옵션(call option)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며, 민영화 흥행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경영권 지분이다.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56.97% 중 30%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서 2곳 이상의 인수 참여자가 나타나야 법적 유효 경쟁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에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며 또 다른 인수 의향자의 등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일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결국 경영권 지분 매각이 또다시 난관에 봉착할 위기에 놓인다.
이에 대해 박상용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유효 경쟁 가능성은 장담할 수 없다. 현재 한 그룹이 인수 희망을 표시한 상태라 향후 6개월 동안 다른 기업이 등장할 확률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지분 30%를 인수할 만한 인수 의향자 후보로는 국내 금융지주도 여러 차례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매각 방식에 의하면 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을 인수해도 자회사 은행과 합병이 금지된다.
박상용 위원장은 "금융지주가 인수에 참여할 순 있지만 산하 은행과 합병은 안된다. 콜옵션 부여 후 합병 시 (계약의) 권리 내용이 달라져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외국계 사모펀드의 인수 참여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과거 2011년에는 금융지주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가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이어 2012년에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인수를 시도했다가 최종 포기했다.
박상용 위원장은 "법 규정 안에서 사모펀드 입찰을 막을 이유가 없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동등한 입장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