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켈트십자가 응원에 승점 삭감?…한국엔 '독' 될 수도

'러시아 켈트십자가 응원, 러시아 승점 삭감'

러시아 대표팀에 '켈트십자가(Celtic cross)' 걸개 응원으로 인한 승점 삭감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실제로 이어지긴 힘들 전망이다.

지난 19일 러시아의 한 매체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러시아 대표팀에 승점 삭감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나왔다.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예선 한국과 러시아의 1차전 때 현지 응원에 나선 러시아 축구팬들이 관중석에 켈트십자가가 그려진 걸개를 펼친 것이 이유다.

켈트십자가는 과거 켈트족들이 포로를 잔인하게 죽인 것에서 유래된 뒤 교수형을 집행할 때 사용됐다. 현대에 들어서 네오 파시즘(독일에선 네오 나치즘) 일부그룹에서 켈트십자가를 상징물로 채택해 백인 우월주의를 의미하는 정치적 성향이 더해졌다.

FIFA는 2006 독일 월드컵 직전 경기장에서의 인종차별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승점 삭감이라는 새로운 징계 카드를 제시했다. 이는 FIFA 주관 대회에서 선수나 스태프, 관중이 특정 팀이나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행동을 했을 때 팀 승점 3점을 삭감하고 같은 사례가 반복되면 승점 6점을 깎는 방식이다. 세 번 반복되면 대회 퇴출까지 고려된다.

하지만 FIFA는 아직 러시아 팬들의 행동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아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리는 오는 27일까지 징계를 확정지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앞서 러시아는 유로2012 대회에서 팬이 조명탄을 던지고 금지된 걸개를 걸어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유로2016 예선 승점 6점을 미리 삭감하는 징계를 당했다. 이처럼 FIFA도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의 승점을 바로 깎는 것은 어려워 보이고, 향후 징계 조치를 취한다 해도 러시아가 2018년 월드컵 개최국이라 가능성이 더욱 낮다.

또 한국에겐 러시아의 승점 삭감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러시아가 만약 승점 3점을 이번 대회에서 삭감 당해 승점이 -2로 떨어진다면, 선수들은 알제리와의 경기에 대한 동기부여를 잃게 된다. 이는 러시아가 알제리를 상대로 10골이든 100골이든 넣고 승리해도 16강 진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알제리가 의욕이 사라진 러시아를 손쉽게 잡게 되면 한국은 벨기에를 이겨도 16강이 요원해진다.

러시아 켈트십자가 응원, 러시아 승점 삭감 가능성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러시아 켈트십자가 응원, 그래도 황당하네", "러시아 승점 삭감, 일단 벨기에부터 이기고 생각하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